“오바마 집에도 담 있다” 트럼프의 놀라운 ‘국경장벽’ 논리

입력 2018-12-31 16: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자택 담벼락 공사와 비교하며 그의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안전과 경호를 위해 그의 자택 주변에 담벼락을 쌓았다”면서 “조금 더 큰 규모이긴 하지만, 같은 이유로 미국 국경에도 담이 필요한 것뿐”이라고 썼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퇴임 후인 2017년 워싱턴DC 서북부 칼로라마에 위치한 자택 앞에 10피트(약3미터) 높이의 벽돌 담벼락을 세운 것을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국경 장벽과 비교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택 앞에 짓고 있는 보안 담벼락(미 TMG매체 기사 캡처)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 현지 언론은 “최근 미 연방정부의 일시 업무정지(셧다운)를 촉발한 장벽 건설 예산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와 비교하면서까지 의회에 관련 예산 승인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멕시코 국경 일대의 장벽 건설은 내년도 예산안 합의를 앞두고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주요 쟁점 중 하나다. 22일(현지시간) 시작된 연방정부 셧다운은 여야 간 합의가 실패함에 따라 31일 2주차에 접어들었다.

트럼프는 당초 국경장벽 건설비용으로 50억 달러(약 5조 55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책정했다. 하지만 민주당 측은 이를 13억 달러(약 1조 4400억원)로 대폭 낮춘 법안을 제시했고 트럼프가 수정된 예산안에 대한 서명을 거부하면서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들어갔다. 트럼프 측은 이후 25억 달러(약 2조 7700억원)까지 삭감된 절충안을 내놓았지만 민주당은 이마저도 많다며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이에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핵심어로 설정한 해시태그를 함께 올리며 “미국인의 안전과 보안은 신경도 안 쓴 채 의회(town)를 떠나버린 민주당원들의 도움 없이도, 정부는 연휴기간 동안 해안경비대 비용을 절약하는 굉장한 일을 해냈다”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