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재환(30).
그는 2018년 KBO 리그를 평정한 선수다. 홈런왕에다 타점왕까지 차지했다. 그러면서 정규시즌 MVP에다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까지 거머쥐었다. 그러나 여론은 아직도 싸늘하다. KBO리그 MVP 수상을 둘러싸고 그동안 수차례 논란은 있었지만, 이처럼 비난이 계속된 것은 처음이다.
김재환의 약물 복용 전력 때문이다. 김재환은 2011년 10월 파나마 야구월드컵 폐막 후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됐다.단백질 합성을 촉진해 빠르게 근육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물이다. KBO의 징계는 10경기 출장 정지가 고작이었다. 2군 유망주 신분이었기에 여론의 조명을 받지 않으며 잊혀지는 듯했다.
그러나 김재환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선수로 선발되면서 그의 약물 복용 전력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가대표팀 선발 규정에 약물 규정이 빠져 있었던 것이다. 병역 비리 연루자는 선발되지 못하도록 하면서도 마약류가 아닌 금지 약물 조항은 존재하지 않았다. 일부에서 문제제기를 했지만, 그는 버젓이 대표팀 선수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했다.
김재환 사태가 확산된 때는 MVP 수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부터다.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있는 선수가 MVP 후보가 될 수 있느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그러나 그는 수상했다.
내년에는 달라져야 한다. 약물로 얼룩진 KBO리그는 더 이상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 약물 복용 전력자의 국가대표팀 선발 제한 규정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 또 MVP 및 골든글러브 후보 선정에서도 기량만을 따질 게 아니라 사회 문제를 야기한 선수들을 걸러내는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내년에는 ‘제2의 김재환’ 논란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