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원 위기에 몰린 서울 중구 제일병원의 이사장이 병원 돈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최근 경찰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제일병원은 1963년 문을 연 국내 첫 여성전문병원이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최근 제일병원 이사장 이모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이사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병원 증·개축 공사비 명목 등으로 총 세 차례에 걸쳐 1000억원대 담보대출을 받았고 이 중 수백억원을 가로챈 의혹을 받아왔다.
앞서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제일병원지부는 지난 6월 이 이사장이 이사회 의결이나 구성원 동의 없이 담보대출을 받아 재단에 수백억원대 손해를 입혔고, 한 해 이자만 수십억원에 달하는 기형적 재무구조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 이사장이 대출 과정에서 이사회 회의록을 위조하거나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에 대형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맡겨 공사비를 부풀린 의혹도 있다며 지난 4월 이 이사장을 배임·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자금 고갈 등으로 운영난에 빠졌던 제일병원은 현재 부분적으로 운영해온 외래진료까지 전면 중단하고 응급실만 남겨두는 등 폐업 위기에 몰렸다.
제일병원은 최근 환자들에게 “당분간 진료 및 검사가 정상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하니 양해 부탁드린다”며 “전원의뢰서와 제증명 서류가 필요한 고객은 내원을 바란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