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친서를 보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김 위원장이 2018년을 마감하는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내년에도 남북 정상이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 뜻을 친서에 담아 전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공개한 친서 첫 문장에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 각하’라고 지칭했다. 이어 “평양에서의 우리의 상봉이 어제 일 같은데 벌써 100여 일이나 지나 지금은 잊을 수 없는 2018년도 다 저물어가는 때가 되었습니다”라고 썼다. ‘각하’란 국가 간의 외교 관계에서 지위가 높은 인사에게 쓰는 공식적인 존칭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두 정상이 한 해 세 번씩이나 만나 남북 사이 오랜 대결구도를 뛰어넘는 실질적이고 과감한 조처를 이뤘고 이를 통해 군사적 긴장과 전쟁 공포에서 벗어나게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친서에서 올해 서울 방문을 고대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2019년에도 문 대통령과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나갈 용의가 있다는 뜻을 친서에 담았다.
앞서 9월 18일 문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았을 때 북측은 최고 수준 예우를 갖춘 환영행사로 맞이했다. 이 자리에서 처음으로 이전에 없던 ‘각하’라는 말을 사용했다. 북한 대좌는 “대통령 각하 영접을 위해 도열했습니다”고 말했다.
또 지난 7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받은 김 위원장의 친서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각하’라고 적혀 있어 이목을 끌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