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완 “밤샘 촬영 정상 아냐”…여가수 성상품화 이은 작심발언(영상)

입력 2018-12-30 18:06 수정 2018-12-30 18:09

그룹 ‘신화’의 멤버 김동완이 연예계 밤샘 노동 현장에 대해 “정상이 아니다”라며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김동완은 21일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에서 열연한 뒤 퇴근길에 만난 팬들과 대화를 나눴다. 한 팬이 “일이 바빠 잠을 못 잘 것 같은데 컨디션 관리 방법을 알려달라”고 묻자 그는 “나는 잠 못 자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확성기를 잡고 목소리를 높이며 “드라마 촬영을 하면 한 시간도 못 자는 일이 많다. 스태프들은 나보다 더 못 잔다. 내가 6시간을 자면 스태프들은 4시간 잔다. 나 같은 사람들이 잠을 못 잔다고 말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완은 또 “나는 잠을 못 자는 일은 하지 않는다고 늘 이야기해왔다”며 “10년 전에는 굉장히 이상한 사람 취급을 당했지만 요즘은 점점 괜찮은 사람이 되어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처럼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자꾸 말해줘야 한다. 잠도 못 자게 하는 일은 정상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일을 정상적이지 않다고 자꾸 말하는 사람이 많아져야 정상에 가까워지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너무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한국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김동완은 지난 8월에도 연예계에 뿌리 내린 잘못된 관행을 지적했다. 그는 데뷔 20주년 스페셜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아이돌이 일하는 세상이 과연 행복할까. 자살한 후배를 봤을 때, 처절하게 성상품화 된 여자 후배들을 봤을 때 선배로서 반성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시장을 가진 나라에서 과연 페미니즘을 운운할 수 있는 것인가”라며 “업계 사람들이 스스로 자각하고 고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완의 지적처럼, 방송 제작 현장의 밤샘 노동은 지속적인 비판에도 불구하고 나아지지 않고 있다. 배우는 그나마 낫지만 소품등부터 모두 살펴야 하는 스태프들은 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한다. 발언권도 약해 상황 개선을 위해 나서기도 어렵다.

2016년 tvN 드라마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이었던 이한빛 PD가 장시간 노동 등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방송 제작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올해 7월에 방송스태프노조가 설립되기도 했다. 노조 측 자료에 따르면 한 드라마 촬영팀은 16일 촬영 중 무려 11일 동안 하루 18시간 이상 작업했다. 이 중 5일은 20시간을 초과했다. 또 다른 드라마는 하루에 23시간을 촬영한 적도 있었다.

열악한 방송 제작 환경은 과로사로 이어졌다. 올해만 해도 두 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1월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미술 스태프가 퇴근하다 쓰러져 뇌사 판정을 받고 사망했다. 7월에는 SBS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카메라 스태프가 무더위 속에서 촬영을 강행하다 자택에서 숨졌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