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문재인 대통령 앞으로 보낸 친서는 A4용지 2장 분량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김 위원장이 2018년을 마감하는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내년에도 남북 정상이 한반도 평화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지만 친서의 전달 방법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두 정상이 한 해 세 번씩이나 만나 남·북 간 오랜 대결구도를 뛰어넘는 실질적이고 과감한 조처를 이뤘고 이를 통해 군사적 긴장과 전쟁 공포에서 벗어나게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 서울 방문을 고대했지만 이뤄지지 않아 아쉬워했다고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어 2019년에도 문 대통령과 자주 만나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한 논의를 진척시키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함께 해결해나갈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내용들은 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의역해 전달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외교상 관례라 친서 내용을 모두 밝힐 수 없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김 대변인이 친서를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서가 어떤 형태로 전달됐는지 묻는 질문에도 김 대변인은 “구체적 내용은 말하기 어렵지만 남·북 사이 여러 소통 창구가 있어 그중 한 곳으로 들어왔다”며 “문 대통령이 조만간 북측에 답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핵화 및 북미 협상 관련 내용이 친서에 담겨 있었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구체적 친서 내용을 말하기 어렵다. 양해 바란다”며 즉답을 피했다.
김 위원장이 서울 방문을 고대했다는 설명에 대해 구체적인 친서 내용을 묻자 “정상 사이 친서이기 때문에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난다”며 “친서의 내용을 의역해 전달해드릴 수밖에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