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20경기 8실점…그야말로 ‘경이적’

입력 2018-12-30 16:23 수정 2018-12-30 17:16
리버풀 선수들이 30일(한국시간) 아스날과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5대 1 승리를 거둔 후 기뻐하고 있다. AP뉴시스

리버풀이 난적 아스널을 꺾으며 시즌 무패우승 도전을 이어갔다. 리버풀은 30일(한국시간) 오전 영국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과 홈경기에서 호베루트 피르미누의 해트트릭 활약에 힘입어 5대 1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도 리버풀의 짠물 수비는 빛을 발했다. 아스널은 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있는 피에르 에머릭 오바메양이 경기를 뛰는 71분 동안 고작 13번의 볼터치를 가져가는 데 그쳤다. 버질 반다이크를 필두로 한 리버풀의 수비진은 이날 아스널의 공격진을 그야말로 꽁꽁 묶어놓았다. 리버풀은 이날 대승으로 20경기에서 48득점을 올림과 동시에 단 8골 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당 0.5골도 내주지 않은 수치다.

팀의 수비 조직력은 날이 갈수록 안정감과 견고함이 더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잉글랜드 축구 역사상 20라운드가 지난 시점에서 8실점 밖에 내주지 않은 것은 리버풀이 최초다. 이번 시즌에서 두 번째로 최소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는 리버풀보다 한 경기 덜 치렀음에도 두 배에 가까운 15점을 내줬다.

실점을 줄인 덕에 리버풀은 득실차(40)에서도 맨시티(36)를 4점 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맨시티로선 승점 경쟁에 이어 득실차 관리까지 숙제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5대 리그로 범위를 넓혀보면 리버풀의 막강한 수비 조직력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독일 분데스리가의 RB라이프치히가 모두 17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각각 12실점, 17실점으로 최소실점을 기록 중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유벤투스가 19경기 11실점, 프랑스 리그앙에서는 파리 생제르맹(PSG)가 17경기 10실점을 허용했다.

현재까지 실점 부문에서 한 자리 숫자를 기록하고 있는 팀은 유럽 전역에서도 리버풀이 유일하다. 특히 그들의 홈구장인 안필드에서 내준 골은 단 2골. 그야말로 유럽 최고 수준의 수비력이다.

버질 반다이크. AP뉴시스

이렇듯 막강해진 수비의 주역들은 각각 지난 1월과 8월 새로 영입한 이적생 반다이크와 알리송 베커다. 리버풀은 이 두 명을 데려오는데 막대한 돈을 투자하며 포지션 최고 이적료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반다이크는 7500만 파운드(약 1060억원), 알리송은 7250만 유로(약 956억원)의 몸값을 기록하며 역대 중앙 수비수와 골키퍼 사상 최고 이적료의 주인공이 됐다.

다만 알리송의 최고 이적료 기록은 단 일주일 만에 애슬레틱 빌바오에서 첼시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케파 아리사발라가에 의해 깨졌다.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선수인 로이 킨은 “리버풀이 반다이크를 데려올 때까지만 해도 많은 이들이 과한 지출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저렴하게 느껴진다”며 최근 리버풀의 수비진의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반다이크가 데얀 로브렌과 같은 주변 동료들의 역량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의 말처럼 반다이크는 제 몸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무패우승 신화는 2003~2004 시즌 26승 12무를 기록한 아스널이 마지막이다. 이미 최소실점에서 한 차례 기록을 쓴 리버풀의 다음 목표는 15년 만에 무패우승 도전이다. 마지막 주인공이 되기 위해선 지금의 수비력을 끝까지 이어가야 한다. 리버풀을 만나는 모든 팀들이 그들의 골망을 뚫어내기 위한 깊은 고민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