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을 달리던 토트넘이 무너졌다. 토트넘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울버햄튼과의 2018~2019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홈경기서 1대 3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로 토트넘(승점 45)은 승점을 쌓지 못해 선두 리버풀(승점 54)과의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한 경기 덜 치른 3위 맨체스터 시티(승점 44)가 무승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순위는 뒤바뀐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선두 추격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며 다시 한번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과 2선에 손흥민과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나섰다. 익숙한 공격진이다. 선수층이 얇은 토트넘에서 이들이 쉴 시간은 없었다. 3일 전 본머스전과 선발 라인업은 큰 차이가 없었다. 포백 수비진은 4명 중 토비 알데르베이럴트만 남겨둔 채 3명을 바꾸며 대폭 변화를 줬지만, 미드필더 윗선에서 나선 선수들은 그렇지 않았다. 루카스 모우라 대신 델레 알리가 선발 출전한 것이 본머스전과 다른 유일한 변화였다.
경기 전반 주도권을 잡고 안정적인 공격을 이어가던 토트넘은 후반전 무너졌다. 계속된 강행군으로 지친 체력이 발목을 잡았다.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카라바오컵을 병행했던 토트넘은 상대 울버햄튼보다 이달만 2경기를 더 치렀다. 울버햄튼은 이점을 전술적으로 공략했다. 전반전과 후반 초기엔 무리하게 올라가기보다는 전열을 정비한 이후 역습을 하는 데 집중했다.
지친 토트넘 선수들의 체력 저하는 여실히 드러났다.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몸이 다소 무거워 보였다.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갔을 때처럼 피로 때문에 움직임이 둔해졌다. 비단 손흥민의 문제가 아니었다. 케인도 선제골 장면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중원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뽐내던 크리스티안 에릭센 역시 이날만큼은 조용했다. 후반 23분부터는 점유율까지 상대편에 내줬다. 토트넘이 3골을 내주는데 걸린 시간은 후반 27분부터 단 15분에 불과했다. 선수들의 후반 집중력이 완전히 붕괴됐다는 뜻이다.
3~4일 간격으로 경기가 이어지는 죽음의 일정인 ‘박싱데이’가 끝나기까지는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한다. 토트넘은 내달 2일 카디프시티와의 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5일 트랜머, 9일 첼시와의 컵대회 일정을 차례로 앞두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무척이나 기나긴 열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체티노 감독은 얇은 선수층 문제를 전술적 역량으로 극복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