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와 ‘답방’…‘D-2’ 김정은 신년사 읽는 2가지 키워드

입력 2018-12-30 12:01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음 달 1일 발표할 신년사는 2019년 한해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나아가서는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세계 정세를 가늠하는 중대한 첫발이 될 전망이다. 당연히 전 세계의 이목이 김정은의 입을 향해 있다.

북한이 매년 1월 1일 공개하는 신년사는 북한의 한해 국정 운영 지침이자 대외적 발언이다. 올해는 특히 국제사회를 향한 메시지라는 의미가 더 크게 부각된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교착 상태인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돌파할 묘수를 내놓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북한은 미국의 ‘구애모드’에 적극적인 반응은 내놓지 않으면서도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신호만은 꾸준치 발신해왔다. 사태를 반전시킬 카드를 기대하는 배경에는 이런 북한의 ‘대화 의지’에 대한 믿음이 있다. 한편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번 신년사를 통해 이런 대치 상태를 풀 수 있는 획기적인 비핵화 제안을 직접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통큰 제안보다는 지난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 합의사항의 이행을 촉구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북제재 완화를 촉구하되 미국을 자극하는 표현을 삼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준이 어디쯤이 됐건 간에 확실한 건 '핵 단추'를 언급한 올해 신년사의 분위기와는 다를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2차 북미정상회담 요청에 김 위원장이 응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명확한 발언이 나온다면 비핵화 협상에는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9월 평양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약속한 '서울 답방'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한해 한반도의 평화 무드는 올해 신년사에서 김 위원장이 북측 대표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파견 등을 직접 언급하면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서울 답방 수락은 또 다른 돌파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내년은 또 북한이 '국가 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시작한 지 4년째 되는 해다.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에 바탕을 둔 경제발전을 호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불만을 다독이는 ‘내부용’ 메시지도 강조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2013년부터 신년사를 육성으로 낭독한 녹화 영상을 조선중앙TV 등을 통해 송출해왔다. 분량은 30분 안팎. 평양시(2016∼2018년) 기준으로 오전 9시 또는 정오 무렵 방송했다.

반면 취임 후 최초 공개한 2012년 신년사의 경우에는 노동신문 등에 공동사설을 싣는 방식으로 발표했다. 사설을 싣는 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 육성 신년사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방식이다.

김정일 위원장은 1995∼2011년 신년사를 당보(노동신문), 군보(조선인민군), 청년보(청년전위) 등 3개 신문에 공동사설 형식으로 게재했고, 김일성 주석은 이와 달리 1946∼1994년 네 번을 제외하고 신년사를 모두 육성으로 발표했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