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G 트윈스 관련 기사를 보면 대부분 3루수와 연관돼 있다. 3루수 자원인 양석환(27)이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으니 어찌보면 당연할지 모른다.
그러나 LG의 내년 시즌 최대 난제는 투수진이 될수도 있다. 올 시즌 10승 투수는 2명이었다. 차우찬(31)과 임찬규(26)였다.
차우찬은 올 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2승 10패, 평균자책점 6.09를 기록했다. 79개의 볼넷과 119실점으로 각각 리그 1위를 차지했다.퀄리티스타트도 13차례로 다소 부족했다. 27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6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팀내 최다승을 거뒀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차우찬의 구속이 떨어진 것은 모두가 알고 있다.팔꿈치 뼛조각이 발견됐지만 추락을 거듭하던 LG의 형편상 계속 던져야만 했다. 시즌이 종료된 뒤 수술을 받았다. 한마디로 내년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어찌보면 길게 내다보지 못한 LG의 관리야구 부재가 엿보인다.
임찬규는 29게임에 등판해 11승 11패, 평균자책점 5.77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는 단 9차례였다. 피안타율은 0.321이나 되고, 23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은 10승 투수였다. 이제 막 선발투수로의 전환인만큼 내년 시즌 어떤 활약을 이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나마 타일러 윌슨(29)과 재계약에 성공한 것은 LG에겐 플러스 요인이다. 26게임에 나와 170이닝을 소화하며 9승 4패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07이었다. 윌슨이 등판할때마다 타선은 침묵했다. KBO리그에서 가장 불운한 투수 중 한명이었다.
여기까지다. 9승을 거둔 베테랑 투수 헨리 소사(33)는 방출됐다. 강력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10승을 꼬박 채워온 7년차 베테랑 소사의 퇴출이 신의 한수가 될지는 미지수다.새로 영입된 케이시 켈리(29)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26경기에 불과하다.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어 있다.
종합해보면 윌슨과 켈리의 외국인 원투펀치에다 기복이 심한 임찬규까지 선발 세 자리는 채울 수 있다. 차우찬의 회복 시점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4~5선발이 빈다. 여기에다 LG 불펜 투수들의 방화 실력은 널리 알려져 있다. 베테랑 장원삼(35)과 심수창(37)을 보강하긴 했지만 신구조화가 제대로 이뤄질지는 의문이다. 결국 LG의 진짜 고민은 3루수가 아니라 투수진에 있는지 모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