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4명 여전히 “건강한데 암 검진 왜 받나”

입력 2018-12-28 11:55 수정 2018-12-28 13:40
위내시경검사 장면. 국민일보DB

올해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6명 정도만이 암 검진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4명 정도는 자신이 건강하기 때문에 암 검진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과거 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건강에 대한 과신이 암 미검진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국립암센터는 지난 8월16일~10월 12일 암 진단을 받지 않은 남자(만40~74세)와 여자(만 30~74세) 4000명을 대상으로 2018년 암검진수검행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20대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 검진 관련 문항에 대해 500명의 표본 대상으로 별도 조사를 진행했다. 암검진 수검 행태 조사는 5대암(위 간 대장 유방 자궁경부암)을 대상으로 한 국가암검진과 개인이 본인부담으로 받는 개인암검진을 포함한 수검률 모니터링으로 이뤄진다.

조사 결과 한국민의 암 검진 권고안 이행 전체 수검률은 63.3%로 나왔다. 조사가 시작된 2004년과 비교해 24.5%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2014년 67.3%로 정점을 찍은 후 2015년 65.8%, 2016년 63.5%, 2017년 65.5%로 조금씩 등락을 거듭하며 정체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 보다 2.2%포인트 하락했다.

이 가운데 국가 암검진을 통한 수검률은 53.4%였다. 암종별 권고안 이행 수검률은 위암 72.8%, 유방암 63.1%, 대장암 58.4%, 자궁경부암은 55.6% 순이었다.

특히 대장암 검진의 경우 분변잠혈검사, 대장내시경검사, 대장이중조영검사가 이뤄지는데, 대장내시경검사는 지난 10년간 수검률이 꾸준히 증가해 올해 45.4%를 보였다. 하지만 분변잠혈검사 수검률은 거의 25~30% 내외 범위에서 소폭 변동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가암검진에서 1차 검사로 제공하는 분변잠혈검사는 대변을 채취하는 용기를 받으러 병원을 가야하고 대변을 채취해 다시 방문해 제출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대장내시경검사는 검사 전 장정결제(장세척제)를 복용해 장을 비워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장암 검진을 받지 않는 이유를 보면 ‘검사과정이 힘들어서’라는 응답이 다른 암종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높게 나오고 있다.

국립암센터는 이와관련 “내년부터 대장내시경 검사 과정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기존보다 불편감이 덜한 저용량 장정결제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가암검진 대장내시경검사에 쓰이는 장정결제는 4ℓPEG제제, 2ℓPEG 제제 뿐인데, 내년부터는 약 1ℓ정도로 복용량이 적고 불편감이 덜한 OSS제제를 허가 약제로 추가해 개정 고시될 예정이다.

암검진을 받지 않은 주된 이유로는 ‘건강하기 때문에’(42.5%)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9.7%) ‘검사과정이 힘들어서’(15.5%) '암 발견의 두려움'(6.2%) 등의 순으로 꼽았다. 지난 10년간 미수검 이유를 보면 건강이 염려돼 검진을 받는다는 응답은 절반 이상 감소한 반면, 건강하기 때문에 검진을 받지 않는다는 응답은 지속 증가해 50%에 달하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암 발생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없을 수 있고 식욕부진, 기력저하 등 증상만을 경험한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체중감소, 출혈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서민아 국립암센터 암검진사업과장은 “암 검진의 효과를 보려면 몸에 이상증상이 없이 건강하다고 느낄 때 권고안 주기에 맞춰 암 검진을 꾸준하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