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 혹은 2년생 징크스라는 게 있다. 소포모어(sophomore)는 대학교 또는 고등학교 2년차를 말한다. 한 선수가 프로야구에 진출한 첫해 맹활약을 펼치다가 2년차에 접어들어 성적이 부진해진 경우 이 말을 사용하게 된다. 자신의 실력에 우쭐해져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커져버린 기대에 짓눌려 부진해지곤 한다.
지난해 신인왕인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20)에게도 올해 위기가 있었다. 5월 14일부터 29일까지, 그리고 6월 20일부터 7월 18일까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45일 동안이다. 물론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그럼에도 이정후의 올해 성적은 놀랍다. 109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지만 459타수 163안타, 타율 0.355를 기록했다. 리그 3위였다. 2루타는 34개로 지난해보다 5개 늘었고, 홈런 역시 2개에서 6개로 증가했다. 57타점으로 지난해보다 10타점이 늘었다.
출루율도 0.395에서 0.412로 높였다. 장타율 역시 0.417에서 0.477로 증가했다. 삼진은 67개에서 58개로 줄였다. 득점만이 111점에서 81점으로 줄었다. 논란이 있긴 했지만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이정후에게 위기는 있었지만 2년차 징크스는 없었던 셈이다.
지난해 신인왕 경쟁에서 2위를 했던 KT 위즈 정현(24)이 있었다. 2013년 1라운드 8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2013년과 2014년 각각 8경기와 5경기밖에 뛰지 않았다. 2015년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을 당시 KT의 특별지명을 통해 이적했다.
그리고 사실상 1군 풀타임 첫해인 지난해 124경기에 나와 350타수 105안타, 타율 0.300을 기록했다. 6홈런, 42타점, 45득점을 올리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차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65게임밖에 나오지 못했다. 117타수 31안타, 타율 0.265로 떨어졌다. 2홈런, 9타점, 16득점에 그쳤다. 풀타임 2년차 징크스를 톡톡히 겪은 셈이다.
지난해 신인왕 득표 3위는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25)이었다. 2012년 1라운드 5순위로 롯데에 지명됐다. 2015년 15게임 20.1이닝, 2016년 3게임 7.2이닝을 던졌다.
지난해가 1군 풀타임 첫해였다. 24게임에 나와 107.1이닝을 소화했다. 7승 8패, 평균자책점 5.70을 기록했다. 볼넷은 56개였다. 올해는 8승 7패, 평균자책점 6.94를 기록했다. 볼넷은 77개나 됐다. 1승이 늘어났지만 볼넷과 평균자책점은 나빠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