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질 권리’ 송명빈 대표, 직원 상습 폭행·협박 의혹…경찰 수사

입력 2018-12-28 10:31
지난 5월 서울 강서구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송명빈 대표가 직원 양모씨의 뒤통수를 때리고 있는 모습. 양씨 변호인 제공 동영상 캡처. 경향신문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의 저자로 잘 알려진 디지털 분야 권위자 송명빈(49) 마커그룹 대표가 수년간 직원을 상습 폭행하고 협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송 대표가 상습폭행·공갈 협박·근로기준법 위반 등 범죄를 저질렀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고소인은 마커그룹 직원 양모(33)씨다. 양씨는 송 대표와 최모(47) 마커그룹 부사장이 지난 3년 간 서울 강서구에 있는 회사 사무실에서 자신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씨와 변호사는 지난달 서울 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고 검찰은 지난 6일 강서서에 사건을 배당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양씨를 불러 송 대표의 폭행 행위가 담긴 녹취파일과 동영상 파일 등을 전달 받았다. 경찰은 “영상에 송 대표가 양씨를 때리는 장면이 담겨있다. 다만 송 대표 등은 ‘양씨가 먼저 폭행을 시작했고 이후 폭행을 유도했다’고 상반된 진술을 하고 있다. 피의자 신분이 아닌 피고소인 신분으로 다음 달 초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세계 최초 디지털 소멸 원천 특허인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DAS)’을 보유한 인물로 ‘잊혀질 권리, 나를 잊어주세요’라는 책의 저자로도 알려져있다. 박근혜 정부 때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타운 우수멘토로 활동했고 문재인 대선캠프에서는 집단지성센터의 디지털소멸소비자주권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 유튜브 캡처

앞서 한 언론은 송 대표가 지난 5월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양씨의 뒤통수를 세게 때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녹음 파일 중 일부에는 송 대표가 양씨에게 “너는 죽을 때까지 맞아야 한다. 너는 왜 맞을까”라고 수십번 질문하며 계속 폭행하고 양씨는 “잘못했다”며 울부짖는 음성이 담겼다. 또 송 대표가 “청부살인도 내가 고민할 거야. XXX야. 네 모가지 자르는 데 1억도 안 들어. 너를 살인하더라도 나는 징역을 오래 안 살아.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니까”라고 발언한 것도 담겼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