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피부병 ‘건선’ 환자, 암 걸릴 위험 높다

입력 2018-12-28 10:18 수정 2018-12-28 10:20

난치성 피부질환인 건선 환자들이 암에 걸릴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건선의 치료는 물론 암 검진도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선은 주로 팔꿈치나 무릎, 두피, 엉덩이, 얼굴, 손 등의 부위에 하얀 각질과 붉은 피부(흉반)가 같이 나타나는 증상이다. 면역체계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눈에 잘 띄는 곳에 증상이 드러나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고통까지 견뎌야 하는 건선은 평생 치료가 필요한 병이다.
하지만 건선 환자들은 일시적으로 호전된 경우 치료를 멈추는 경우가 많았다. 건선을 단지 가벼운 ‘피부병’의 하나로 생각하는 인식에 그 원인이 있다. 하지만 이제 건선증을 가진 환자는 암 위험성에 대한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게 연구결과 확인됐다.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피부과 이영복 교수, 의학통계학과 박용규 교수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팀은 기존에 없던 건선과 암의 연관성을 2007~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건선이 있는 모든 환자(89만2089, 남성 51.7%) 및 5:1 비율로 연령과 성별 일치 대조군(46만0445)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가톨릭의대의정부성모병원 이영복 교수

8년의 기간을 살펴본 이번 연구는 암과 건선의 연관성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최초의 대규모 연구다. 소득수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혈증, 거주지 등을 보정했다.

그 결과 건선이 없는 사람들에 비해 건선 환자의 암 발생 위험이 1.065배 높게 나왔다.
이지현 교수는 “건선은 만성 염증 질환으로 암 발생과 연관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나 한국인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전체 암의 위험도 및 각 장기의 암의 유병률을 확인하였다는 데에 이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립선암 갑상샘암 간암 난소암 폐암 백혈병, 피부암 다발성골수종, 림프종, 고환암의 순서로 건선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선 환자는 주기적인 치료와 함께 이들 암에 대한 검진을 게을리 해선 안된다.

이영복 교수는 “건선 질환 환자들은 적절한 치료를 통해 건선의 염증을 조절해 향후 증가될 수도 있는 암 발병률도 예방할 수 있도록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피부과학 국제학술지(Journal of Dermatology) 12월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