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복제견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4년을 함께한 반려견을 떠나보내고 난 뒤 슬픔을 이겨내기 위한 선택이었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면서 ‘동물복제’ 시장도 동반 성장하고 있다. 미국에 이어 중국까지 반려동물 복제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5일 중국 최초로 반려동물 복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 ‘시노진’(Sinogene)이 내년 3월쯤 체세포 복제 기술을 활용해 중국 최초의 ‘복제 고양이’를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첫 복제 동물인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킬 때 사용한 기술을 활용했다.
이미 시노진은 복제한 반려견을 38만위안(약 62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시노진은 지난해 5월 유전자를 편집한 반려견 비글을 성공적으로 복제해 유명해졌다. 한 달 뒤 상업적 복제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까지 20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복제에는 6~10개월이 걸린다.
현재 중국은 바이오기술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 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리틴랩 홍콩중문대학 교수는 “동물을 연구에 이용하는 데 대한 규정은 있지만, 동물 복제를 분명하게 다루는 법규는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에서는 세계 첫 복제 원숭이가 태어났고, 지난 9월에는 영화와 TV에 수십 차례 출연한 9살 스타 개 ‘궈즈’가 복제됐다.
동물 복제 연구는 국내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수암 바이오테크 연구재단에 소속된 황우석, 이병천 교수팀이 2005년 복제견 ‘스너피’로 세계 최초 개 복제에 성공했다. 충남대 김민규 연구팀은 지난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반려견 ‘벤지’를 네번째 복제했다. ‘벤지 4호’는 일반인에게 분양됐다.
동물복제를 두고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시노진 측은 “복제동물은 원래의 반려동물과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주인들을 감정적으로 지탱해준다”고 전했다. ‘동물복제’ 지지자들도 반려동물이 죽은 뒤 경험하는 상실감과 우울 증상인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라 주장하고 있다.
복제 동물은 DNA가 같기 때문에 기존 반려동물과 유사한 생김새와 성격을 갖는다. 다만 기존 반려동물이 주인과 교류한 기억이나 감정은 공유하기 어렵다.
이에 반해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복제 동물은 기존 동물과 완전한 쌍둥이지만, 환경적 요소에 따라 다른 행동이나 색을 가질 수 있다”며 “아직 윤리적인 문제가 남은 만큼 정말 반려동물을 사랑한다면 복제를 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