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경찰서, 철마체육공원에 6·25 순직경찰 추모비 제막

입력 2018-12-27 16:23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부산기장경찰서(총경 정명시)는 27일 기장군 철마면 철마체육공원에서 유족과 생존 의용경찰, 오규석 기장군수, 황운철 기장군의장, 기관장 및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6·25전쟁 당시 무장공비와 교전 중 순직한 경찰과 의용경찰을 기리는 ‘철마 순직 경찰·의용경찰 추모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6·25 당시 기장군 지역은 후방이었으나 무장공비의 활동으로 치안이 유지되지 않아 혼란스러웠다.

그러던 중 1952년 9월 2일 무장공비 출현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래경찰서 철마지서 소속 경찰과 의용경찰 8명이 나암봉 기슭에 매복해 있던 무장공비와 교전을 벌이다가 7명이 전사했다.


당시 전사자는 소속 순경 이경섭, 의용경찰 김성수·김수상·송갑조·송만조·신유택·정경은 등으로 의용경찰은 철마면 출신이었다.

이들 전사자 7명을 기리는 위령비(너비 80㎝, 높이 50㎝)가 1985년 만들어져 2005년에 철마면사무소에 설치되었으나 숭고한 희생에 대한 예우가 걸맞지 않다는 의견이 많아 이날 제막식을 개최한 철마체육공원에 기장경찰서와 기장군이 공동으로 새롭게 건립했다.

추모비는 기존 보편적인 위령비 형태를 벗어나 30㎝ 높이의 기단을 세우고 그 기단 위에 일곱 영령을 상징하는 비석을 눕힌 형태로 거부감 없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7개의 비석이 태극문을 둘러싼 형태는 일곱 영령이 국가와 국민을 수호한다는 의미를 형상화 했다.

특히 이날 행사는 각 기관장, 단체, 주민들 뿐 아니라 그간 소식이 끊겼던 유족들을 수소문하여 초청했고 당시 동료 의용경찰이었던 박길용 어르신도 초청해 매우 의미 있는 자리가 됐다.

정명시 서장은 “일곱 분들이 죽음으로써 국가와 이웃을 지켜냈는데 이제야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추모공간을 마련하게 되어 기쁘다”며 “추모비 건립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족대표 김수종(의용경찰 고(故)김수상의 동생)씨는 기장경찰서와 기장군 관계자들의 노력에 감사를 전하며 “그간의 힘들었던 시간은 이제 지나가고 어머니와 형님도 하늘나라에서 이제 편히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한편 기장경찰서는 2013년 6월 6일부터 매년 위령비가 있던 철마면사무소 청사에서 추도식을 개최했으나 앞으로는 새로운 추모공간으로 옮겨서 추도식을 개최할 계획이며, 역사의 교훈을 되새기고 지속적으로 국민들에게 널리 알릴 예정이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