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 1대가 27일 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무단 진입했다가 이탈했다. 중국 군용기의 KADIZ 진입은 올해만 110차례 이상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Y-9 계열 정찰기로 추정되는 중국 군용기 1대가 이날 오전 10시21분쯤 제주도 서북방에서 KADIZ로 진입했다. 이후 10시51분쯤 이어도 동쪽 방향으로 이탈했다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안으로 비행했다. 11시54분쯤 포항 동남쪽 약 66㎞ 상공에서 KADIZ로 재진입했다. 북쪽으로 기수를 돌린 중국 군용기는 강릉 동쪽 약 85㎞ 지역으로까지 이동한 뒤 낮 12시27분쯤 남쪽으로 선회했다. 이어 진입한 경로를 따라 오후 3시쯤 KADIZ를 이탈했다.
우리 군은 제주도 서북방 지역에서 중국 군용기 움직임을 식별한 직후 공군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켜 추적·감시 비행을 했으며 경고방송도 보냈다. 합참은 “중국 군용기의 이번 KADIZ 진입 중 대한민국 영공침범은 없었다”고 말했다.
방공식별구역은 주권이 인정되는 영공은 아니지만 영공 침범과 우발 충돌을 막기 위해 설정한 구역이다. 이 구역에 진입하려는 외국 항공기는 관할 군 당국의 사전허가를 받는 것이 관례다.
앞서 합참이 올해 공식 발표한 중국 군용기의 KADIZ 무단 진입은 지난 1월 29일, 2월 27일, 4월 28일, 7월 27일, 8월 29일, 10월 29일, 11월 26일에 이뤄졌다. 중국이 월말 KADIZ 무단 진입을 정례 훈련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KADIZ와 JADIZ를 넘나들며 한·일 양국의 군사적 대응을 떠보려는 차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나아가 무역전쟁뿐 아니라 해양패권 경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과거 중국 당국은 한·중 간 방공식별구역이 일부 겹치는 것과 관련해 ‘이어도는 수면 아래 암초이기 때문에 영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바 있다. 이어도 주변은 한국, 일본,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겹치는 지역이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