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수단 곳곳에서 빵 값 인상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집회가 반(反)정부 시위로 격화되고 있다. 시위대는 지난 30년간 독재 통치 중인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미들이스트아이, 알자지라통신 등 현지 언론은 26일(현지시간) 현재 수단의 ‘빵 혁명(Bread Revolution)’이 8일째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시위는 수단의 수도 하르툼을 비롯해 전국 10개 주요 도시로 확산됐다. 지난 24일부터 수단 의사협회도 파업을 통해 시위에 가세했다.
수단 당국은 시위대 진압을 위해 실탄을 발사했고 이 과정에서 사상자도 발생했다.
수단 정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시위대를 과격하게 진압하는 모습이 올라오자 통신 회사들을 압박해 페이스북·트위터 등과의 연결을 차단했다. 또 과격 시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알카다리프, 아트바라 등 일부 도시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19일 시작된 수단의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경찰 발포로 8명이 숨졌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37명이 숨졌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비판했다.
이번 시위는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주식인 빵 가격까지 급등하자 서민들이 ‘못 살겠다’며 거리로 나오면서 시작됐다. 수단은 정부가 밀 수입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중단하면서 올해 초부터 밀 가격이 약 3배나 치솟았고 빵 값도 급등했다.
국가 경제의 대부분을 석유에 의존하는 수단은 2011년 남수단이 독립돼 떨어져 나가면서 석유매장량의 4분의 3을 잃은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시위가 격화되기 전부터 빵집과 주유소엔 부족한 빵과 기름을 구하기 위한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현지 언론인 미들이스트아이도 “이번 시위는 ‘빵 값 인상’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반발은 물론 알바시르의 독재 통치 하에 상승한 생계비에 반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