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 선수협, 은퇴선수 적극 활용 필요…FA아닌 저연봉자 우선

입력 2018-12-27 10:46 수정 2018-12-27 11:23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는 ‘귀족’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어 있다. 대박과 등식으로 이해되는 FA제도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 라이선스 수익 챙기기에 급급하다. 구단 대표 선수 모두 거액을 받는 현직 선수들로만 구성돼 있다. 회장조차 뽑지 못하는 한심한 조직이다.

이렇다보니 최저연봉 2700만원에 허덕이는 2군 선수들이나 존폐 기로에 서 있는 경찰야구단의 미래에 대해선 관심조차 없다. KBO가 새로운 안을 제시하면 찬반만 표시하는 사실상 하부 조직으로 전락했다. 반대로 고액 선수 자신들의 이익이 걸린 몸값 상한제와 FA자격 취득 완화에만 관심을 갖고 있을 뿐이다.

이대로는 안 된다. 구조 자체를 변화시켜야 한다. 선수협은 중요한 조직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몇몇 귀족 선수들을 위한 조직이 되어선 안 된다. 이를 바꾸려면 우선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해야 한다. 최저연봉에 시달리고 있는 선수들의 목소리가 선수협 결정에 담겨야 하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은퇴 선수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현재는 사무총장 1인 체제나 다름없다. 은퇴 선수들은 야구 현장을 너무나 잘 아는 귀중한 자원들이다. 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를 몸소 겪었던 사람들이다. 은퇴 선수들까지 흡수하는 선수협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분야별로 실무를 담당하게 하면 된다.

한발 더 나아가 일구회나 은퇴선수협의회까지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선수 조직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선수 노조를 세워야 한다.

선수협 회장을 꼭 현직 선수만 한다는 고정 관념을 버릴 필요가 있다. 선수의 개념을 확장하면 되는 것이다. 선수 출신이면 모두에게 문호를 개방해야 마땅하다. 고액 연봉자든, 2700만원을 받는 고졸 신인 선수이든, 은퇴한 60대 선수이든 모두가 도전 가능하도록 조직을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고액 연봉 선수들의 희생이 필요하다. 현재로선 선수협의 구조를 바꾸기 위해 리더십을 갖춘 선수들이 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선수협 회장에 누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 야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고민하는 사람이 나와야 할 시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