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비교대상, 장원삼 혹은 박명환?’ 윤석민, 내년 위기이자 기회

입력 2018-12-27 10:08 수정 2018-12-27 11:21

KIA 타이거즈 윤석민(32)에게 2019년 시즌은 위기이자 기회다.

현재 시점에선 위기임에 분명하다. 4년 전 미국에서 돌아온 윤석민은 총액 90억원의 FA 대박을 터뜨렸다. 2015년 51게임을 뛰며 2승 6패, 30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2.96이었다. 몸값 논란은 존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6년 16게임에 등판해 2승 2패 1세이브, 6홀드를 올리는 데 그쳤다. 2017년에는 어깨 부상과 재활 치료를 받는 통에 통째로 쉬었다. 그리고 올해 28게임에 등판해 8패와 11세이브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6.75였다. 피안타율이 0.333이니 마무리 투수에겐 걸맞지 않은 지표다.

4년 FA계약이 끝났다. 1군 등록일수가 부족해 FA 자격을 재취득하지 못했다. 이제는 구단과 단년 연봉 계약을 맺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올해 연봉은 12억5000만원이었다. KIA 구단에선 삭감은 당연하고 폭에 대해서 고민하는 눈치다.

비교대상이 있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2017년 장원삼(35)은 49게임에 등판해 4승 5패 6홀드를 올렸다. 평균자책점은 5.61이었다. 구단은 장원삼에게 2억원의 연봉을 제시했고 수용했다. 연봉 7억5000만원에서 5억5000만원이 삭감됐다. 역대 KBO리그 최대 삭감액이었다.

또 한 명의 비교대상은 LG 트윈스 소속이던 박명환(41)이다. 2010년 10게임에 나와 4승 6패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6.63이었다. 박명환은 그해 연말 구단 제시액인 5000만원을 수용했다. 5억원에서 90%인 4억5000만원이나 깎였다. 최대 삭감률이다.

올해 FA 시장에 나온 한화 이글스 이용규(33)도 있다. 지난해 말 FA자격을 취득했지만 스스로 포기했다. 구단과 단년 계약을 맺었다. 연봉 9억원에서 4억원으로 내려갔다. 5억원이나 날아갔다.

어느 쪽이 비교대상이 되든 윤석민으로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선발로도 마무리 투수로도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한 그이기 때문이다.

지금부터는 기회다. 선발 투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냉정히 따져볼 때 올해 보여준 구위로는 선발 투수로서 생존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0.333의 피안타율,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63이었고 40이닝 동안 무려 9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2루타도 13개를 맞아 장타 허용률이 너무 높다.

윤석민은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2011년 17승 5패,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178개의 삼진을 잡았다. 평균자책점 1위, 다승왕이자 삼진왕이었다.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과거 MVP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 부활하기는 쉽지 않다. 완전한 변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윤석민 또한 내년 시즌이 끝난 뒤 어떤 길을 갈지 알수 없는 기회이자 위기인 상황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