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충남 홍성군 죽도항 인근 해상에 유출된 원인 미상의 기름은 같은 날 좌초된 예인선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홍성군과 해양경찰, 인근 주민들은 26일 현재 방제작업을 계속 벌이는 한편 해경은 기름을 유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의 승선원을 조사하고 있다.
26일 보령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죽도항 인근 해상에서 채취한 오염 시료를 분석한 결과, 해당 기름은 같은 날 보령시 장고도 서쪽 3㎞ 인근 해상에서 좌초된 53t급 예인선 J호가 사용한 것과 같은 종류인 것으로 나타났다.
J호가 25일 오전 5시20분쯤 홍성 궁리항에서 출항해 죽도항 인근을 지나쳤던 만큼, 해경은 J호가 좌초되기 전 해당 지점을 지나던 때 기름이 유출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이는 J호의 좌초가 오전 8시49분에 발생한 반면, 죽도부근 기름띠 발견 신고는 이보다 1시간여 앞선 7시35분에 접수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경은 기관실에 있던 ‘빌지(Bilge, 배 바닥에 고인 물이나 기름의 혼합물)’ 배출 여부 등 J호 선장 정모(72세)씨와 기관장 김모(59세)씨를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보령해경 관계자는 “J호가 죽도항 인근을 지나치면서 기름이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좌초된 이후 기름이 흘러간 것은 아니다”라며 “배가 사용된 기름은 사람의 지문처럼 고유한 성격을 갖기 때문에 같은 배가 사용한 것이 맞다”고 말했다.
앞서 25일 오전 7시35분쯤 죽도항 인근 해상에 기름이 유출됐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신고 접수 이후 보령해경과 홍성군, 민간어선, 지역주민 등 80여명은 해경과 홍성군이 보유한 유흡착제 등 방제 기자재를 이용해 방제작업을 벌였다.
홍성=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