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700만 자영업자들의 충실한 자금지원 도우미 역할을 수행해온 지역신용보증재단(이하 지역신보)의 운영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역신보는 우리나라 서민경제의 주축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자금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왔으나, 최근 근로시간 단축, 소비위축 등 자영업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대위변제 순증률이 2016년 1.6%에서 올해 10월 현재 2.0%로 0.4% 포인트상승했다. 금액으로 환산 시 115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국내에는 일반중소기업 지원대상인 신용보증기금(신보)과 벤처기업 지원대상인 기술보증기금(기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지원대상인 지역신보 등 3개 신용보증기관이 있다.
이 보증기관을 통해 신용보증서 발급을 받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자금조달을 하고 있다.
3개 신용보증기관의 올 8월말 보증잔액은 87조원으로 신보 52.0%(45조2000억원), 기보 24.8%(21조6000억원), 지역신보가 23.2%(20조2000억원)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관의 리스크를 보전하기 위해 은행 등은 2005년부터 법정출연(요율은 법률과 법령으로 명시)을 통해 출연금액을 보증기관에 배분하고 있는데 이 요율이 도입된 이후 13년 동안 전혀 변화가 없다.
지역신보의 경우 법정출연 도입시기와 비교하면 보증잔액이 6배가 증가한 20조2000억원으로 3개 보증기관의 보증잔액 중 23.2%의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출연요율 비중은 5.3%(신보 59.2%, 기보 35.5%)로 전혀 변화가 없다.
금융회사 등은 신용보증기관(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을 실행하면서 사고에 대한 리스크를 보증기관에게 이전시키고 있어 이에 대한 수익의 일부를 출연하고 해당 출연금을 일정비율로 보증기관에 배분하고 있는데 이를 금융회사 법정출연 요율이하고 말한다.
금융회사 등은 매월 말 현재 대출금의 월중 평균잔액에 대해 출연요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출연해야 한다.
배분비율(총 0.38%)은 신보(0.225%), 기보(0.135%), 지역신보(0.02%)로 파악됐다.
출연금을 기본재산으로 운영하는 신용보증기관의 법정출연 요율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신보에만 불리하게 적용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지난 20일에 발표한 ‘자영업 성장·지원 종합대책’에 법정출연 요율 인상 문제는 빠지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안정적인 보증재원 마련을 통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자금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은 2013년에도 있었다.
‘지역신보에 대한 금융회사의 출연요율 상향’을 안건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중기부와 금융위원회 간 회의에서는 금융회사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금융위원회가 반대해 무산됐다.
2017년도 기준 지역신보가 채무자를 대신해 금융회사에 갚아준 대위변제금은 4772억원이다. 이에 반해 금융회사는 대위변제금의 17.6% 수준인 838억원을 출연했다.
은행 등의 금융회사는 지역신보의 신용보증을 통해 안정적인 대출이자 수익을 내고 있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보증확대를 위한 금융회사 출연요율 상향 문제는 매번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의 ‘자영업 성장·지원 종합대책’에 따라 지역신보의 보증은 매년 1조 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가 된다.
하지만 13년간 변하지 않고 있는 ‘지역신보에 대한 금융회사 출연요율 인상’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다면, 손실증가에 따라 운영에 빨간불이 켜진 지역신보는 위축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신보재단중앙회의 2017년 소상공인 금융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경영 상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자금조달(36.3%)이다. 자금이 필요할 때 문턱이 높은 은행을 이용하기 위해 지역신보의 신용보증서는 꼭 필요하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보증기관만 홀대받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정작 필요한 대책들은 언제나 나올 수 있을지 13년간 변하지 않는 ‘지역신보에 대한 금융회사 출연요율 인상’ 문제는 몇 년이 더 걸릴 것인지 700만 자영업자들은 궁금해 할 것이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정부와 금융위의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할 때이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지역신보, 국내 700만 자영업자 자금지원 빨간불
입력 2018-12-27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