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26일 쿠바 출신 내야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0)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선수 30명 가운데 29명이 채워졌다. 이로써 외국인 3인방 구성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구단은 KT 위즈뿐이다. 대상은 정해져 있다.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28)다.
KT 측의 입장은 현재까진 한결같다.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그럴만도하다. 로하스가 2년간 KBO리그에서 보여준 게 너무 많기 때문이다.
로하스는 지난해 6월 조니 모넬(32)의 대체 선수로 KT에 들어온 뒤 83경기를 뛰었다. 100안타를 넘기면서 타율 또한 3할을 넘겼다. 18홈런을 때려내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실책 3개만을 범하며 KT 외야의 중심축을 잡아줬다.
올해는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144게임 전 경기에 출전했다. 타율 0.305, 114타점, 114득점을 올리며 ‘3할-100타점-100득점’ 클럽에 가입했다. 43홈런으로 리그 공동 2위에 오르며 강백호(19)와 함께 KT 공격을 이끌었다. 한마디로 100만 달러 상한선이 존재하는 한 로하스만한 타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 반영된 기다림이다.
KT는 두 신규 외국인 투수 영입에 상대적으로 적은 67만 달러와 65만 달러만 들였다. 외국인 선수 투자 여력이 있어 보인다. 로하스의 올해 몸값은 100만 달러다. 최고액 외국인 타자는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32)다. 170만 달러다. 기존 연봉에다 70만 달러를 더 준다고 해도 총 투자액은 300만 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다른 구단과 별반 차이가 없다.
문제는 로하스가 메이저리그에 대한 미련을 계속 고집했을 때다. 해를 넘기게 되면 KT도 큰 그림 속에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지금은 기다리겠다고 하지만 언제까지 마냥 손놓고 있을수도 없는 KT다. KT의 기다림이 언제쯤 끝날지 주목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