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아직도 산타를 믿느냐”는 질문을 들었던 7세 소녀의 동심은 다행히 파괴되지 않았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매체 ‘더포스트앤쿠리어’는 25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 ‘산타 추적’ 작전 수행 중 7세 소녀 콜먼 로이드와 전화통화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크리스마스이브인 지난 24일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이 작전에 참여해 어린이들과 직접 전화로 통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NORAD는 64년째 크리스마스 전야부터 당일까지 산타클로스의 이동 상황을 파악하고 아이들에게 실시간 위치를 알려주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산타가 어디쯤 왔는지 궁금했던 로이드는 당일 오후 6시30분쯤 NORAD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한 과학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싶냐”고 물었고, 로이드는 제안을 승낙했다.
로이드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위해 6분가량 대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가 연결되자 “산타가 어디쯤 왔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너는 아직도 산타를 믿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로이드는 “네”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곱 살에게 그게 ‘마지널(marginal)’ 하나보다. 그렇지?”라고 물었고 로이드는 다시 “네”라고 답했다. 그러나 로이드는 이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마지널’이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널’이라는 표현을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마지널은 사전적 의미에서 ‘경계에 있는’ ‘중요하지 않은’ ‘손실을 입지 않을 정도의 이윤’을 뜻한다.
당초 이 표현은 ‘아이가 산타의 존재를 믿는 척하며 선물을 받는 게 남는 장사’로 의역됐지만 반론도 있다.미국 뉴스채널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곱 살은 산타의 존재를 믿는 연령대의 경계선에 있는 나이’란 의미로 말한 것으로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린이의 동심을 파괴했다는 빈축을 샀다. 그러나 ‘산타가 있다’는 로이드의 믿음은 깨지지 않았다. 로이드는 24일 밤 집을 방문할 산타를 위해 과자와 초콜릿 우유를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준비했다.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오전 로이드는 과자와 우유가 있던 자리에 놓인 인형 선물을 발견했다.
로이드는 “산타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했지만 나라의 지도자와 대화할 수 있어서 기뻤다”면서 “결국 산타는 진짜”라고 웃으며 말했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