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없이 어떻게 살까…” 印尼 쓰나미로 배우 아내 결국 시신으로

입력 2018-12-26 13:50
딜란 사하라(왼쪽)와 리피안 파자르샤. 리피안 파자르샤 인스타그램

인도네시아 순다해협을 덮친 쓰나미로 수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아내와 동료를 모두 잃은 유명 록밴드 멤버의 사연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인기 록밴드 ‘세븐틴’은 22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반텐 주 탄중 르숭 해변에 위치한 리조트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었다. 당시 현장을 찍은 영상은 이후 닥친 예기치 못한 사건을 보여준다. 200여명의 관객이 공연을 즐기고 있던 공연장에 갑자기 쓰나미가 들이닥쳤다. 무대는 한순간에 무너졌고 사람들은 거센 물살에 휩쓸렸다.

이 사고로 세븐틴의 멤버 3명과 로드매니저가 목숨을 잃었다. 리드보컬 리피안 파자르샤가 멤버 중 유일하게 목숨을 건졌지만 그의 아내 딜란 사하라는 실종됐다. 사하라는 인도네시아 배우로 지난 2016년 리피안과 결혼했다. 그녀는 당시 현장에서 남편의 공연을 관람하던 중이었다.

리피안은 24일(현지시간) 사진과 함께 “오늘이 아내 생일인데… 생일 축하해. 빨리 돌아와”라고 SNS에 남겼다. 리피안 파자르샤 인스타그램

딜란 사하라의 생전 모습. 리피안 파자르샤 인스타그램

리피안은 사고 발생 이튿날 사하라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 파리 에펠탑을 배경으로 부부가 입을 맞추는 모습이 담겼다. 리피안은 “오늘이 아내 생일인데… 생일 축하해. 빨리 돌아와”라며 실종된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리피안의 소망과는 달리 사하라는 24일 한 병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리피안은 25일 마지막으로 아내의 관을 쓰다듬는 영상을 SNS에 올렸다. 그는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살 수 있을까”라며 아내를 떠나보내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리피안의 사연에 그의 SNS에는 지구촌 곳곳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사하라의 관을 쓰다듬고 있는 리피안의 모습(왼쪽)과 사하라의 영정사진. 리피안은 사진과 함께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살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리피안 파자르샤 인스타그램

22일 순다해협을 덮친 쓰나미로 25일 기준 429명의 사망자와 154명의 실종자, 1485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시간이 갈수록 사망자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군 군함을 피해 지역으로 보내 실종자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재난 당국은 “피해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