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에 흡집 냈으니 수리비 물어내라고 덤터기 씌워 돈 뜯은 영업소장 등 3명 경찰에 덜미

입력 2018-12-26 13:04 수정 2018-12-26 13:23

렌터카에 일부러 흠집을 내고 고객에게 수리비를 뜯어낸 렌터카 영업소장 등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차량에 대해 잘 모르는 여성이나 운전면허를 딴 지 얼마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들을 주로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렌터카를 고의로 훼손한 뒤 반납과정에서 수리비를 강요한 혐의(사기·업무상 횡령)로 렌터카 영업소장 김모(24)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범행을 도운 2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대전지역 조직폭력배인 김씨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전주와 대전의 렌터카 영업소장으로 근무하면서 반납 차량에 고의로 흠집을 내고 손님 51명으로부터 3000여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고객으로부터 차량을 반납받는 과정에서 상태를 살피는 척하다가 족집게 등으로 미세한 상처를 낸 뒤 수리비 명목으로 1건당 20만~90만원을 뜯어냈다.

김씨는 ‘연령과 경력 따지지 않고 차를 빌려준다’ 광고를 통해 운전경력이 짧은 고객과 여성들을 유치한 뒤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은 김씨가 자신이 낸 흠집 부위는 도색이나 판금을 하지 않고 포마드 왁스 등으로 대충 지워 또 다른 손님에게 차량을 대여해주는 수법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가 영업소를 비울 때는 범행수법을 배운 사회 후배 등 2명이 범행을 대신하고 5만∼10만원의 수당을 챙겼다.

일부 피해자들은 흠집을 내지 않았다고 항의했지만 민사소송을 제기한다는 압박에 못이겨 수리비용을 마지못해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지능적 범행은 억울함을 호소한 한 피해자의 경찰 신고로 들통났다. 경찰은 렌터카 영업소 내 폐쇄회로(CC)TV 등을 정밀 분석해 증거를 확보했다.

하지만 김씨 등은 “차에 흠집이 실제로 나서 수리비를 받았을 뿐이다”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 등의 여죄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수사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로 차량이나 보험에 관한 상식이 부족한 여성과 20대 젊은 손님을 대상으로 범행을 했다”며 “차량을 빌릴 때는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사진으로 남겨놓아야 피해를 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