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베트남의 교민 등 한국인에게 공짜 제품을 나눠주던 기업이 하루 만에 긴급 공지를 띄웠다. 애초 베트남에서 살거나 일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행사였지만, 이를 악용해 관광버스를 타고 몰려와 제품을 싹쓸이해 가는 한국인 관광객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기업은 뒤늦게 “장기체류증이나 명함 등을 확인하겠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라까(LAKA)는 25일 오후(한국시간) 페이스북에 최근 시작한 행사에 대한 긴급 공지를 띄웠다. 라까는 한국어로 된 공지에서 “어제(24일)부터 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저희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면서 “저희도 모든 분에게 선물을 드리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이 이벤트는 현재 베트남에서 장기체류 중인 한국인을 대상으로만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의 상품 수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25일 오후 4시부터는 베트남에 장기체류중인 한국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명함 등)를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만 선물을 무료로 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라까는 25일 오전에도 페이스북에 “모든 한국분에게 모든 상품 무료”라는 공지를 띄우며 이번 행사를 적극적으로 알렸다. 라까는 “박항서 감독님이 태어난 대한민국에 감사하며 축구를 통해 매직(Magic)을 보여준 박항서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감사의 뜻으로 2018년 연말까지 한국분들에게 모든 상품을 무료로 드린다”고 했다. 그러나 4곳 매장에서 한국인 1명에게 1개의 제품을 나눠주겠다고 공언한 업체는 반나절 만에 긴급 공지를 띄웠다. 일부 한국인 관광객은 54인승 버스를 타고 매장에 들러 제품을 가져갔고, 일부는 한국으로 선물을 보내 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라까의 응우엔 딘 뜨 사장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은 2017년부터 2018년 말 현재까지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박항서 감독은 아시아에서도 약체로 알려진 베트남 대표팀의 기량을 정상급으로 끌어올렸다. 베트남 국가대표팀은 2018 AFC U-23 컵에서 준우승한 데 이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 4강 신화를 이뤄냈다. 2018년 동남아 축구협회 대회인 스즈키컵도 10년 만에 우승했다.
특히 아시안게임 당시 선수의 발 마사지를 직접 해줄 정도로 스스럼없는 리더십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