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수많은 선수들이 KBO의 제재를 받았다. 상벌위원회 징계 혹은 KBO 차원의 경고 조치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언제나 여론의 눈높이에 비해선 솜방망이 징계라는 비판은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KBO 상벌위에 처음 회부된 선수는 한화 이글스에서 방출된 안승민과 전 한화 소속 김병승이다. KBO는 지난 2월 21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2015년 불법 인터넷 도박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벌금 400만원의 판결을 받은 안승민에게 30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내렸다. 2014년 당시 NC 다이노스 군보류 선수 신분으로 불법 인터넷 도박을 하고 2017년 한화에서 방출된 김병승에게도 30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했다.
KBO는 지난 3월 24일 고척에서 열린 한화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중 부적절한 행동으로 상대팀에 불쾌감을 준 넥센 에스밀 로저스와 해당 경기 심판진에게 엄중 경고했다. 로저스는 한화 선수의 헬멧을 글러브로 치거나 견제 아웃 상황 이후 자신의 두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 경기 중 오해를 살 수 있는 행동으로 상대팀에 불쾌감을 주었다.
지난 11일 총액 125억원의 FA 계약을 맺고 NC로 이적한 양의지(31)도 상벌위 심사 대상에 오른 적이 있다. 양의지는 지난 4월 10일 타석에서 주심의 바깥쪽 공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뒤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진 수비에서 투수가 던진 연습 투구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고, 뒤에 있던 구심이 공에 맞을 뻔했다. 양의지에게 제재금 300만원과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80시간의 제재를 부과했다.
KBO 또 지난 4월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의 경기에서 퇴장 당한 한화 이용규에게 엄중 경고했다. 이용규는 구심의 삼진 판정에 어필하는 과정에서 욕설해 퇴장 당한 바 있다.
지난 4월 20일에는 구단에 대한 올해 첫 상벌위원회 징계가 내려졌다. 같은 달 1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상대팀의 구종별 사인이 적힌 종이를 더그아웃 옆 통로에 게시해 논란이 된 LG 구단이 심의 대상이었다. 상벌위는 KBO 리그 규정 제26조 2항(벤치 외 외부 수신호 전달 금지, 경기 중 외부로부터 페이퍼 등 기타 정보 전달 금지) 사항을 위반한 LG 구단에 벌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양상문 당시 단장에게도 책임을 물어 엄중 경고했다. 또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관리에 책임이 있는 류중일 감독에게 제재금 1000만원과 1, 3루 주루코치(한혁수, 유지현)에게 각각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했다.
KBO는 지난 5월 23일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넥센 소속 박동원과 조상우를 야구규약 제152조 제5항에 의거해 참가활동정지 조치했다. 다음 날 KBO 상벌위는 법원으로부터 국민체육진흥법위반 및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은 안지만(전 삼성)에 대해 1년 유기실격의 제재를 부과했다.
지난 8월에는 전자금융거래법(개인 통장 및 체크카드 타인에게 대여)을 위반한 한화 소속 윤호솔에게 참가활동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이어 2개월(60일)의 자격정지와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80시간의 제재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0월에는 최근 기자회견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전 넥센 소속 문우람에 대한 제재도 있었다. 상벌위는 2015년 승부조작 관련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2016년 7월 KBO로부터 참가활동정지 제재를 받은 데 이어, 2018년 8월 대법원에서 벌금형이 확정된 문우람에게 영구실격 처분을 했다. 같은 날 전 여자친구에 대한 성추행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남재현에 대해 30경기 출장 정지(퓨처스리그 포함)의 제재를 부과했다.
지난 10월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SK 와이번스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경기 중 상대 선수에게 손가락 욕설을 한 SK 김성현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
지난달 27일 열린 상벌위에선 보기 드물게 포상금 지급 결정이 내려졌다. 지난 4월 승부조작 제안을 받고 이를 자진 신고한 두산 이영하에 대해 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 8월 부산에서 뺑소니범 검거를 도운 롯데 자이언츠 오현택에 대해서는 5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같은 날 상벌위는 2014년 음주운전 후 접촉사고를 일으켜 면허 취소 및 벌금 400만원의 처분을 받은 뒤 당시 소속 구단인 NC로부터 벌금 500만원과 전지훈련 제외의 제재를 받은 강민국(현 KT 위즈)에 대해 2019년 정규시즌 30경기 출장 정지 제재를 부과했다. 또 강민국의 음주 사고와 형사처벌 이행 사실을 KBO에 보고하지 않은 NC 구단에는 벌금 1000만원의 제재를 부과했다.
지난 19일 열린 상벌위에선 2016년 9월 음주운전 적발로 처벌 받았던 사실을 즉시 알리지 않고 2018년 11월 구단에 자진 신고한 임지열에게 정규시즌 30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했다.
또 2015년 팀 후배 문우람에게 야구 배트로 폭행을 가한 넥센 이택근에게는 정규시즌 36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하고, 선수단 관리 소홀 및 해당 사안을 KBO에 보고하지 않은 넥센 구단에는 엄중경고의 제재를 가했다.
KBO 상벌위 결과를 보면 언제나 붙어 있는 단어가 ‘클린베이스볼’이다. 그러나 결과는 예년과 다르지 않았다. 인터넷 도박과 성폭행 의혹, 경기장 욕설, 음주운전, 야구 배트 폭행 등으로 얼룩진 한 해였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