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린이에게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부정했다. 동심을 파괴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 뉴스채널 CNN 등 현지 언론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7살 어린이에게 “아직도 산타를 믿니”라고 물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산타 추적’ 작전에 동참해 어린이들과 전화 통화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세의 콜먼과 전화를 연결한 뒤 인사를 나누고 나이가 몇 살인지, 학교는 잘 다니고 있는지 등을 물었다. 문제의 상황은 그 다음에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너는 아직도 산타를 믿니”라고 묻고 “7세여서 그게 아직은 남는 장사인가 보다. 그렇지?”라고 되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마지널(marginal)’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어떤 의미로 사용됐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사전적 의미로 중심에 떨어져 있어 덜 중요하다는 의미, 거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의미, 손해가 나지 않을 정도의 이익 등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의 말을 듣다가 웃으며 “글쎄, 그냥 마음껏 즐겨라”며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라. 잘 지내고, 가족들에게도 안부 전해달라”고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가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해프닝은 휴스턴 크로니클 워싱턴 주재기자인 케빈 디아즈에 의해 알려졌다. 케빈은 현장 취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산타의 존재는 논쟁을 넘어서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런 질문을 했는지 알 수 없다”며 “다른 어린이들과는 따뜻한 인사를 나누며 별 탈 없이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데일리비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7세 어린이에게 산타에 대한 불편한 진실에 눈을 뜨라는 취지의 권유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NORAD의 ‘산타 추적’ 작전은 1955년 크리스마스이브 이후 64년째 이어온 행사다. 미국 대통령들이 대부분 이 임무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산타 추적 임무에 참여한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어린이에게 “산타가 멀리 모로코에 있으나 크리스마스 아침까지 어린이의 집에 도착할 것”이라고 유쾌하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