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 후 버려지는 양식장 ‘염지하수’ 활용한 난방시스템 보급

입력 2018-12-25 15:29
사용 후 버려지고 있는 양식장 ‘염지하수’를 활용한 난방시스템이 보급된다(제주도농업기술원 제공)

사용 후 버려지고 있는 양식장 ‘염지하수’를 활용한 난방시스템이 보급된다.

제주도농업기술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는 ‘탄소 없는 섬 제주’ 실현에 기여하고 농가 경영비를 크게 줄일 수 있는 난방시스템을 개발해 지난 1월 14일부터 4월 30일까지 감귤 비닐하우스에 처음 시범 운영했다고 25일 밝혔다.

제주지역 염지하수는 조천읍 북촌리에서 남원읍 위미리에 이르는 동부해안을 따라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다양한 미네랄 성분과 연중 15~17℃의 항온성, 비고갈성, 청정성 등을 갖춰 해양심층수와 같은 뛰어난 수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1980년대 중반부터 염지하수를 육상수조식 양식장의 양식용수로 이용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양식장에서 사용 후 바다로 배출되는 염지하수의 열을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연구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열을 이용한 펌프 시스템으로 양식장에서 배출되는 ‘염지하수’를 활용해 제습·난방·냉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시스템 설계는 인근 횟집 염지하수 저장용 100L 탱크를 설치해 슬러지와 모래 등을 침전시킨 뒤 여과 후 해수펌프를 이용, 시설하우스 히트펌프 3대에 공급하고 난방 후 배출되는 염지하수를 바다로 배출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도농업기술원이 실시한 난방비 경제성 분석 결과 보통 유류 난방기 사용 시 총 2011만7000원이 들어가지만 염지하수 이용 시 총 400만1000원이 소요돼 난방비가 80%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는 내년에 시범사업으로 염지하수·용출수 냉·난방시스템을 농가 2곳에 보급하고, 농업인 등이 참여하는 평가회를 연 뒤 농가에 확대·보급해 나갈 방침이다.

서귀포농업기술센터 허영길 기술보급팀장은 “올해부터 강정지역 지하 용출수를 활용한 시설농업 에너지 이용 연구과제를 추진하고 있다”며 “기존 화석연료를 이용한 난방에서 다양한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저비용 냉·난방시스템을 개발해 농가에 확대·보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