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모창민(33)은 최대 20억원의 FA계약을 맺고 잔류를 결정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계약기간이다. 3년이다. FA자격 재취득 요건인 4년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반면 SK 와이번스 이재원(30)과 NC행을 결정한 양의지(31)는 4년을 꽉 채웠다. 심지어 최정(31)의 계약기간은 6년이다.
올해 FA 시장에서 계약을 맺지 못하고 남아 있는 선수는 모두 11명이다. 이들 가운데 30대 베테랑 선수들과 구단 간의 협상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물론 금액이겠지만 계약 기간도 무시할 수 없는 줄다리기 대상이다. 선수들로선 1년이라도 더 선수 생활을 이어가야하는 절박감에, 구단으로선 불투명한 30대 후반이라는 미래의 가치에 무작정 투자할 수없는 현실이 부딪히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은 1984년생으로 만 34세다. 4년 계약을 맺게 되면 만 38세까지 현역 생활이 보장된다. 올 시즌만 놓고보면 4년 계약은 그리 어렵게 보이지 않는다. 올해 33게임에 등판해 132.1이닝이나 던졌다. 9승 6패를 거두며 평균자책점은 4.08로 매우 좋았다. 그러나 만 38세 노경은의 투구가 어떨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기에 구단과 노경은의 줄다리기는 해를 넘길 공산이 높아 보인다. 물론 이적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화 이글스 FA 3인방의 처지도 노경은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3인방 중 이용규(33)의 성적이 가장 좋다. 그러나 이용규는 내구성의 문제가 따라 다닌다. 정근우(36)가 진통 끝에 올해 1월에서야 계약기간 ‘2+1’년 총액 35억원에 합의할 수 있었다. 5년 전 각각 70억원과 67억원에 한화로 이적한 터라 충분히 비교대상이 될 수 있다.
1985년생으로 만 33세인 최진행의 선택지는 더욱 좁다. 올해 29안타, 7홈런, 타율 0.213을 기록했다. FA 신청을 미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4년을 채우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송광민(35)은 이번 FA 시장에서 포수에 이어 가장 핫한 3루수 자원이다. 그러나 나이가 많다. 이용규와 마찬가지로 내구성 문제가 있다. 4년을 모두 채우게 되면 만 39세가 된다. 한화로선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계약기간 3년을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KT 위즈 박경수(34)도 사정은 비슷해 보인다. 주장까지 지낸 상징적인 선수이긴 하지만 타율이 떨어지고 실책이 느는 등 하락세가 뚜렷하다. 4년 보다는 3년 계약에 무게 중심이 가 있을 듯하다.
가장 고민스러운 선수 중 한 명이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37)이다. 매년 10승 이상씩을 채워오던 그가 올해는 5승에 그쳤다. 특히 평균자책점이 6.98로 치솟았다. 구속이 현저히 떨어졌다. 사실상 장기 계약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양측 모두 서로의 체면을 살려주는 단기 계약에 서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