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회장 당선 전화에 좋아했는데’ 타미플루 추락사 여중생 유족의 말(영상)

입력 2018-12-25 10:34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먹은 뒤 추락사한 중학생의 유가족은 “학교생활을 열심히 잘했다”며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이유가 없다면서 타미플루 부작용을 사망의 원인으로 돌렸다. 이 중학생이 추락사한 전날 학교 부학생회장에도 당선된 사실도 알려졌다.

중학생 이모(13)양은 22일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전날 학교 부학생회장에 당선됐다고 중앙일보가 25일 보도했다. 유족인 이양의 외삼촌은 조카가 학교 생활을 잘하는 데다 당선 사실에 기뻐했다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학교 부학생회장에 출마했던 이양은 전날 몸 상태가 좋지 않고 출마 소견만 발표하고 집에 돌아왔다. 이양은 당일 동네 병원에서 A형 독감 진단을 받고 타미플루를 처방받았다. 이후 담임 교사에게 부학생회장 당선 소식을 들었고 무척 기뻐했다고 유족은 전했다.

그러나 이양은 21일 오후 10시쯤 타미플루를 두 번째 복용하고 자정쯤 방에 들어갔다. 유가족은 이양이 타미플루를 먹은 뒤 이상한 말과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양의 어머니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천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라면서 “식탁 쪽으로 가야 하는데 베란다 쪽으로 나가더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약 부작용이 맞다”며 “저희들은 그렇게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이양은 22일 오전 6시쯤 부산의 한 아파트 1층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양이 12층 자신의 방 창문을 열고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양과 유사한 사례는 현재까지 두 차례 더 있다. 2009년 경기 부천시에서 14세 중학생이 타미플루를 먹고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다. 당시 학생은 “환청이 들렸다”고 말했다. 2016년에는 11세 초등학생이 타미플루를 복용하고 21층에서 추락해 숨졌다.

식품의약안전처는 2009년 신종플루(인플루엔자A/H1N1)가 유행하면서 타미플루 처방이 늘었고, 당시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보고돼 같은 해 11월 의사와 약사에게 이상행동 부작용을 담은 ‘안전성 유의 서한’을 배포했다. 그러나 병원과 약국에서는 이런 주의사항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