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젊어졌다. 오는 1월 아랍에리미트(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참가할 일본 축구대표팀의 평균 나이는 26.1세.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했던 나이지리아가 평균 나이 25.9세로 참가국 중 가장 젊은 팀이었는데, 일본 역시 그와 큰 차이가 없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아시안컵을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의 밑그림으로 구상했다. 이번 명단에 포함된 23명 중 절반에 가까운 11명이 25세 이하 선수들로 포진된 것이 그 배경이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섰던 선수단과 비교하면 평균나이가 무려 2살 이상 줄어들었다. 그때 활약했던 고참급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제외됐다.
혼다 케이스케와 하세베 마코토를 비롯해 카가와 신지와 오카자키 신지, 이누이 다카시와 무토 요시노리 등이 이번 아시안컵에 나서지 않는다. 이들은 그간 일본 대표팀의 중심을 잡았던 베테랑 선수들로 은퇴를 앞둔 혼다를 제외하면 지금도 모두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이 분리돼있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모리야스 감독이 23세 이하 대표팀까지 책임지고 있다. 월드컵과 아시안컵, A매치와 같은 성인 무대뿐 아니라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도맡았다. 지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지휘봉을 잡았다.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의 전권을 쥔 셈이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일본 선수단이 눈에 띄게 젊어진 것 역시 그러한 배경이 한몫했다.
물론 아시안게임 때처럼 신예 선수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국 J리그에서 활약하는 마키노 토모아키와 아오야마 토시히로 등이 합류해 정신적 리더 역할을 맡을 전망이고, 터키리그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우샘프턴에서 활약하고 있는 나가토모 유토와 요시다 마야 역시 그렇다.
비록 선수단은 어리지만, 아시안컵 통산 최다 4회 우승국인 일본은 여전히 막강한 우승 후보다. 이란과 함께 경계대상 1호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으로서도 부담스러운 상대다. 대진 상 양국이 토너먼트서 끝까지 살아남는다면 결승전서 만나게 된다.
한국은 일본에 갚아줄 것이 있다. 2011년 카타르 대회 때 4강에서 발목을 잡히며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 일본은 파죽지세로 결승에 올라 호주를 꺾으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 대회는 박지성과 이영표 등 이젠 한국축구의 전설로 남은 선수들의 대표팀 고별 무대가 됐다.
혼다는 지금의 일본을 ‘잃을 것 없는 젊은 팀’이라며 치켜세웠다.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모리야스의 팀은 잃을 것이 없다. 2011년 일본 대표팀을 보는 것 같다”며 당장의 성적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줄 것을 강조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