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암 투병 사실을 공개한 뒤 처음 방영된 프로그램에서 허지웅의 담담한 고백이 네티즌의 마음을 울렸다. 아무도 몰랐던 투병 소식에 남몰래 마음고생을 했을 허지웅은 “시간이 별로 없다”며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속내를 털어놨다. 허지웅은 암을 이겨낸 사연을 듣고 “보기 좋다”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칼럼니스트 허지웅은 23일 저녁 tvN의 ‘아모르파티'에서 일본 후쿠오카를 여행하는 모친을 애처롭게 바라봤다. 아모르파티는 스타를 홀로 키워낸 홀어머니와 홀아버지가 함께 여행을 떠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취지의 방송이다.
허지웅은 여행에 즐거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나는 그저 우리 엄마 좋으면 된다"라면서 "엄마한테 사랑한다는 말도 해본 적 없고 못 한다. 힘들다는 얘기도 못 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엄마 무릎베개를 하고 누워서 울어보고 싶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은 줄 알았는데 세상일은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거다. 그래서 조급해졌다. 빨리 어머니도 좋은 분 만나셨으면(좋겠다)"라고 말했다.
촬영 당시 출연진과 제작진은 허지웅의 투병 사실을 몰랐다. 방송이 나간 뒤 아모르파티 측은 “당시 스튜디오 녹화를 할 땐 허지웅이 말한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으나 투병 사실을 알고 그렇게 말하게 된 이유를 알게 돼 숙연해졌다”고 밝혔다.
허지웅은 대장암 말기암으로 투병한 적이 있는 안무가 배윤정 모친의 사연에 배윤정이 눈물을 보이자 “왜 우느냐”며 달래줬다. 그러면서 “(암을 이겨낸 모습이)그래도 보기 좋다”고 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허지웅은 지난 12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리며 미만성거대 B세포 림프종 진단을 받았고 최근부터 치료를 시작했다고 직접 밝혔다. 혈액암의 한 종류다. 허지웅은 “붓기와 무기력증이 생긴 지 좀 되었는데 미처 큰 병의 징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확진까지 이르는 요 몇 주 동안 생각이 많았다”라면서 치료를 잘 받고 암을 이겨내겠다고 했다.
허지웅은 11월 말 인스타그램에 “여러분 우리 모두 건강합시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