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술대학교 교수가 유서 남기고 스스로 목숨 끊은 이유

입력 2018-12-24 05:47
지난달 7일 오전 학내분규를 겪고 있는 경북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 소재 대구예술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총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대구예술대학교 교수가 교내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북칠곡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30분쯤 대구예술대학교 시각디자인과 A교수(56)가 이 대학 건물 3층 복도에서 숨져 있는 것을 동료 교수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동료 교수는 ‘A교수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가족의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의 유서도 발견됐다. ‘사랑하는 시각디자인과 구성원 그리고 학생들에게’라는 제목의 유서엔 “학생처장과 학과장 보직을 맡은 B교수가 자격에도 맞지 않고 절차에도 문제가 있는 초빙교수를 뽑으려 해 무산 시킨 후 근거 없는 투서로 진정을 넣어 조사받게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학 측은 지난 10월쯤 모 고교생의 기능대회 수상과 관련해 A교수의 금품수수 의혹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검찰은 최근 대학 측에 A교수의 무혐의 사실을 통보했다. 그러니 학교 측은 검찰의 무혐의 처분을 A교수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교수는 학교 측에 모 처장의 학위장사와 관련한 진상조사를 촉구했고 부적절한 초빙교수 채용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왔다. 또 지난 10월초 교수협의회가 총장 불신임안을 처리했을 때 찬성했다. A교수는 교수협의회 부의장을 맡기도 했다.

동료 교수들은 A교수의 죽음에 대해 학교 측이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을 탄압한 결과라며 분노했다. 이들은 지난 1월 부임한 총장과 부처장들이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을 사찰하고 감시하는 등 노골적으로 탈퇴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의회는 24일 학교의 책임을 묻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A교수 죽음에 대해 검찰에 진상조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0월 이 대학 음악계열 학생들은 개인레슨 수업을 1시간에서 40분으로 줄였다며 이를 시정해달라고 촉구했다. 학생들은 총장을 면담했지만 총장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이유로 총장 출근저지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