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 광고 및 이벤트로 물의를 빚어 온 비엣젯항공이 올해도 비키니 입은 여성을 내세운 홍보물을 배포했다.
베트남 저가항공사 비엣젯항공은 최근 ‘하늘에서 피운 꽃’이라는 주제로 2019년 달력 화보와 메이킹 영상을 공개했다. 항공사 측은 “베트남, 일본, 태국 등 아시아 각국을 상징하는 다양한 꽃에서 영감을 얻어 화보를 촬영했다”고 말했다.
SNS에 게시된 메이킹 영상을 살펴보면 비키니를 입은 각국 여성들이 누군가를 유혹하는 듯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며 포즈를 취한다. 모델 뒤쪽으로는 꽃이 가득하고 중간 중간 비엣젯항공을 상징하는 깃발이 꽂혀있다. 일부 모델은 비엣젯항공 로고가 들어간 승무원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이 같은 홍보물이 공개되자 여성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이 전 세계적으로 빗발쳤다. 여성모델이 선정적인 옷차림과 포즈를 취하고 있어 시대착오적이고 부적절한 마케팅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비엣젯항공은 지난해 말에도 2018년 화보 달력을 내놓으면서 이 같은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비엣젯항공 측은 “우리의 고객 대다수가 섹시한 여성모델을 좋아한다”며 “우리 항공사의 높은 서비스 품질을 알려주기 위해 여성모델들이 승무원 포즈를 취했다”고 밝혔다.
비엣젯항공이 성상품화 비난을 받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1년 문을 연 비엣젯항공은 이듬해인 2012년부터 성상품화 논란을 꾸준히 일으켜왔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비엣젯항공 내에서는 속옷만 입은 여성들이 비키니 쇼를 했다. 항공사 측은 독특한 마케팅 일환이라며 고객들의 취향을 염두해 기획했다는 입장이다.
한동안 뜸했던 비키니 쇼는 올해 초 다시 시작됐다. 아시아축구연맹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사상 처음으로 준우승 신화를 쓴 ‘박항서호’가 중국 창저우에서 베트남으로 돌아오는 특별기를 띄우면서 기내에서 또 비키니 쇼를 열어 비난이 일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