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갑, 2년 만에 전면 교체… ‘발암 경고’ 그림과 문구 수위 ‘UP’

입력 2018-12-23 17:28 수정 2018-12-23 17:30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에서 흡연 경고그림이 변경된 담뱃갑이 공개됐다. 뉴시스

23일부터 출고되는 모든 담배에 암 유발 가능성을 명시한 새 경고그림과 문구가 표시된다. 그림과 문구의 경고 수위는 더 올라갔다.

보건복지부는 23일 “담배 제조·수입업자는 오늘(23일)부터 출고되는 담뱃갑에 새로운 경고그림과 문구를 붙여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6년 12월 23일부터 담배에 적용된 경고그림 및 문구를 2년마다 교체하기로 했다. 기존 그림에 익숙해져 경고효과가 떨어질 것을 고려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 기본협약(WHO FCTC)도 주기적으로 경고그림을 수정·보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기존 궐련담배용 경고 그림은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간접흡연, 임산부 흡연, 성기능장애, 조기 사망, 피부 노화 등 10개의 주제를 다뤘다. 이 중 효과성이 낮게 평과 된 ‘피부 노화’는 이날부터 ‘치아 변색’으로 교체됐다.

새 경고 그림은 실제 환자의 병변과 적출 장기, 수술 후 사진 등을 이용해 표현 수위를 높였다.

흡연 경고그림이 변경된 전자 담뱃갑. 뉴시스

전자담배용 경고 그림의 수위도 세졌다. 액상형 전자담배에는 쇠사슬이 감긴 못 사진이 부착된다. 쇠사슬은 니코틴 중독 가능성을 상징한다. 궐련형 전자담배에는 암 발생 가능성을 표현하는 암 덩어리 사진이 쓰인다.

경고 문구도 흡연의 위험성에 대해 나타내는 수위가 높아졌다. 흡연에 따른 손실을 강조하고 생길 수 있는 위험 결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도록 바뀌었다.

전자담배용에는 ‘니코틴에 중독, 발암물질에 노출’이라는 경고문구가 공통으로 들어간다.

담배에 부착되는 경고그림은 WHO가 권고하는 금연 정책 중 하나로 현재 세계 105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 12월 23일 제도를 시행했다. 이후 담배 판매량이 36억6000만 갑에서 지난해 35억2000만 갑으로 줄었고, 성인 남성 흡연율은 40.7%에서 38.1%로 감소하는 등 효과를 봤다.

이날 바뀐 경고그림 및 문구는 시장에 나온 담배 소진 시간을 고려했을 때 내년 1월쯤 소매점에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소매점 등에서 담배 진열 시에 경고그림의 전부나 일부를 가리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정영기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경고그림 전면 교체로 담배 폐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금연과 흡연 예방 효과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고그림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그림 면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