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싱글의 역사를 쓰고 있는 차준환(17·휘문고)이 2018 KB금융 전국남녀 회장배 랭킹대회(2019 피겨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차준환은 23일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79.73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77.28점(1위)을 받았던 차준환은 총점 257.01점을 획득, 여유 있게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 이준형(단국대·201.27점)과는 무려 55.74점 차이가 났다.
이날 차준환은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였다. 첫 점프인 쿼드러플(4회전) 토루프에 이어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실패했던 쿼드러플 살코까지 깔끔하게 성공했다. 이어 트리플 러츠와 루프, 트리플 악셀과 더블 토루프 등 콤비네이션 점프도 무리 없이 소화했다.
차준환은 “연습 때는 4회전 점프가 좋지 않아 아쉬웠는데 실전에서 침착하게 시도해 성공을 한 것 같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꾸준히 시니어 경기 경험을 쌓아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시즌 차준환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부진했다. 하지만 올 시즌 시니어 대회에 꾸준히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대회에서 2연속 입상(동메달)에 성공했고, 한국 남자선수 최초로 그랑프리 파이널 동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도 맞지 않는 부츠 탓에 정상의 컨디션은 아니다. 차준환은 “부츠가 계속 문제가 있다 보니 발목 상태도 좋지 않다”며 “아마도 오늘 신었던 부츠는 더 이상 신을 수 없을 것 같다. 새 부츠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우승으로 차준환은 내년 2월 미국에서 열리는 2019 사대륙 피겨 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는 “국내외 대회를 가리지 않고 제가 준비한 구성대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이 있다. 컨디션을 잘 회복해서 사대륙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차준환이 연기를 마치자 관중석에선 뜨거운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차준환은 “국제대회도 마찬가지지만 국내팬들이 응원을 해주셔서 더욱 힘이 났던 것 같다”며 고마워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