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플갱어’의 죄를 뒤집어쓰고 17년 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재소자가 보상금으로 110만 달러(12억4000만원)를 받는다.
억울한 재소자의 사연이 전해진 건 지난해다. 미국 ABC방송은 강도 혐의로 복역하던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출신 리처드 존스(41)가 석방됐다고 지난해 6월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1999년 캔자스 롤런드파크 월마트 주차장에서 한 여성을 폭행하고 가방을 훔친 범인으로 몰려 징역 19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사건이 일어난 시간에 여자친구 집에 있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건 현장에서 존스를 범인으로 특정할 만한 지문이나 DNA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법원은 목격자인 경비원 증언을 유일한 증거로 인정해 그에게 징역 19년을 선고했다.
존스는 곧 믿기지 않는 현실을 마주했다. 복역 중 한 수감자로부터 “다른 시설에서 네 쌍둥이를 봤다”는 말을 듣고 혹시나하는 마음에 변호사와 함께 자신의 ‘도플갱어’를 찾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존스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리키 아모스(41)를 발견했다. 놀랍게도 이들은 나이만 다를 뿐 신장(183㎝)과 체중(91㎏), 심지어 머리 스타일과 피부색도 동일했다.
존스는 캔자스대학 로스쿨 무죄 입증 탐사 그룹인 ‘미드웨스트 이노센스’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어 경찰이 재수사를 시작했고 아모스가 월마트 주차장에 갔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존스는 17년 만에야 억울한 혐의를 벗을 수 있었다.
존스는 당시 “이런 날이 오기를 매일 기도했다”며 “누구라도 아모스와 나를 헷갈릴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스는 이후 법무 당국에 공식적으로 무죄를 선언해 줄 것과 110만 달러를 보상하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캔자스주 법무당국자는 “존스는 오판을 받았기 때문에 절차에 따라 보상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