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기업이 벨루가(흰고래)와 그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8조짜리 공사를 미뤘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 1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고속도로 공기업인 ‘하이웨이 잉글랜드’는 템즈강에서 살고 있는 벨루가를 보호하고 그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지 않기 위해 수중터널 공사를 지연했다. 템즈강에서 벨루가가 관찰된 것은 1913년이 마지막이다.
이 기업은 영국 잉글랜드 중남부를 흐르는 템즈강 아래로 두 도시를 잇는 수중터널을 만들 계획이었다. 현지 답사 등 수개월 째 공사를 위한 준비를 하던 도중 자신의 서식지를 떠나지 않는 벨루가를 발견했다. 공사 관계자들은 벨루가가 곧 바다로 떠날 것이라고 판단하고 상황을 지켜봤다. 하지만 당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벨루가를 억지로 몰아내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공사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일정을 늦추기로 했다. 아울러 환경테스트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 이들은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야생동물과 그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이라며 “벨루가의 수영을 방해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수중 터널 공사를 앞두고 환경을 해치지 않기 위해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며 “대기의 질과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을 두루 고려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템즈강에서 자유롭게 수영하는 벨루가 한 마리까지 생각해야한다”고 밝혔다.
이번 수중터널 공사에는 60억파운드(약 8조5000억원)가 투입된다. 벨루가가 무사히 바다로 돌아간 뒤 2021년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