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이영자(50)가 신동엽, 유재석, 김준호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KBS 첫 여성 연예대상 주인공이 됐다. 여성은 후보에 오르기도 어려웠던 연예대상 단독 대상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지상파 방송3사로 범위를 확대해봐도 이영자 대상의 의미는 크다. 방송인 박경림이 2001년 MBC 방송연예대상을 받은 이래 여성 예능인의 단독 수상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무려 17년 만이다. 가히 여성 예능인의 부활 선언이라 할 만하다.
이영자의 수상은 무엇보다 그동안 부진했던 여성 예능인에게 기회의 문이 열리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최근 10여년간 예능계에서 여성의 부진은 두드러졌다. 침체는 수상 기록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2001년 ‘최연소 대상’의 기록을 남긴 박경림 이후에는 2009년 가수 이효리가 전문 여성 방송인의 수상으로는 유일하다. SBS 연예대상에서 유재석과 공동으로 연예대상을 받았다. 이후 2017년 ‘미운 오리 새끼’의 어머니들이 대상을 받았지만 이는 연예인의 가족 자격이라는 점에서 여성 예능인의 활약으로 보기는 힘들다. SBS에서도 여성의 대상 수상은 전무했다.
이영자도 대상 수상 직전 인터뷰에서 “대상을 받는다면 개그우먼 후배들에게 꿈을 더 키우고 넓혀주는 의미가 될 것”이라며 여성 후배들에 대한 애정과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1991년 데뷔한 이영자는 1993년 한국백상예술대상 코미디연기상으로 시작해 2011년과 2012년 연이어 KBS 연예대상 쇼·오락부문 여자 최우수상 등을 받긴 했지만 대상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올들어 ‘전지적 참견 시점’ 등을 통해 대세로 등극한 뒤 데뷔 27년 만에 당당히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이영자는 오는 29일 열리는 ‘2018 MBC 방송 연예대상’에도 박나래, 전현무, 김구라와 함께 대상 후보로 지명됐다. MBC에서는 대상 후보 중 절반이 여성으로 이영자와 박나래 모두 유력한 대상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이영자가 최초 여성 연예대상 2관왕 타이틀을 얻을지, 박나래가 박경림 이후 MBC 두번째 여성 연예대상 타이틀을 얻을지 주목받고 있다.
이신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