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시설을 점검하다 컨베이어벨트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 추모제가 22일 열렸다. 3000명이 넘는 참석자들은 “내가 김용균이다” “위험의 외주화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5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개최된 추모제에는 고 김용균씨 유족을 비롯해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등 3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영상을 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가도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미숙씨는 무대에 올라 “비록 우리 아이는 원통하게 갔지만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는 아들의 동료들이 하루 빨리 위험에서 벗어나길 바랄뿐”이라며 “대통령을 만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아들이 아기 때 잠 투정이 있었는데 이 노래만 불러주면 새근새근 잘 잤다”며 피아노 선율에 맞춰 자장가를 불러 참석자들을 숙연케 했다. 아버지 김해기씨도 “원청 책임자들과 아이들이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정부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며 “여러분께서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달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추모제가 끝난 뒤 문재인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이 신고된 도로를 벗어났다는 이유로 행진 대열을 막기도 했지만 큰 충돌 없이 행사가 마무리됐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