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어디 갔지?”
나이를 먹을수록 노화가 진행되면 인지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동일 연령대에 비해서도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졌다면 ‘경도인지장애’를 의심하게 된다. 이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듀크대학교 메디칼센터에서 지난 19일 미국신경학회가 발행하는 의학전문지 ‘신경학(Neurology)’를 통해 “6개월 만이라도 식이요법과 함께 적절한 운동을 하면 이미 뇌가 쇠퇴한 고령자도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평소 운동을 하지 않고 의사 결정, 기억, 집중 등 인지기능에 문제가 있는는 성인 남녀 16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치매 진단을 받거나 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의 평균 나이는 65세, 뇌 연령은 93세였다.
연구원들은 실험을 식이요법만 한 그룹, 운동만 한 그룹,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한 그룹,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혈관질환 관련 조언만 받은 그룹으로 나눠 진행했다.
식이요법은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식단이 응용됐다. 이 식단은 심장 기능 개선을 위해 널리 쓰이는 미국 심폐혈관연구소에서 혈압을 낮추기 위해 제시된 식사법이다. 과일, 채소, 무지방 및 저지방 유제품 섭취가 핵심이다.
운동은 3개월을 나눠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 초기 3개월은 일주일에 3번 심장 재활센터 등에 모여 10분 정도 준비 운동을 하고, 35분간 계속 걷거나 사이클을 타는 등의 가벼운 운동을 했다. 후반기 3개월은 집에서 운동을 했다. 실행 여부는 일지에 기록하도록 했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한 그룹의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 그룹은 ‘주요 사고 능력(executive thinking skills)’을 측정한 뇌 연령이 93세에서 84세로 평균 9세 정도 젊어졌다.
병행한 그룹 다음으로는 운동만 한 그룹, 식이요법만 한 그룹,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룹 순으로 인지 능력에 개선 효과를 봤다. 연구원들은 짧은 기간 동안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뇌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봤다.
듀크 대학의 임상 심리학자인 제임스 블루멘탈 박사는 “운동과 식이요법은 심장 건강을 증진시켰다”며 “심장이 잘 활동하면 두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켜 사고 능력도 향상된다”고 밝혔다.
기억력 증진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블루멘탈 박사는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만약 이 연구를 18개월 동안 지속했거나 다른 뇌 식단을 사용했다면 기억력도 좋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요한 것은 건강한 생활방식으로 신경 인식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며 “뇌가 손상되었다는 징후가 있는 노년층도 당장 시작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