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정부 셧다운 돌입… 일부 기관 운영 정지

입력 2018-12-22 17:49 수정 2018-12-22 17: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down)’이 사실상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에 대한 여야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다.

AP통신은 미국 동부시간을 기준으로 22일 오전 0시1분(한국시간 오후 2시1분)을 기해 일부 연방정부 기관의 운영이 정지됐다고 보도했다. 연방정부는 지난 1월 20~22일, 2월 9일에 이미 두 차례 일시 폐쇄됐다. 셧다운은 올 들어 세 번째다. 미국 뉴스채널 CNN은 “1년간 3회 셧다운은 40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 국장은 전날 오후 연방정부 기관들에 “질서 있는 셧다운을 위한 계획을 실행하라”며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길 희망한다. 질서 있는 셧다운 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예정된 날짜에 출근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셧다운으로 연방정부의 일부 업무가 중단됐다. 약 80만명의 연방 공무원에게 임금 지급이 중단되고, 그중 38만명은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가게 된다. 국방·안보·치안·교통 등 필수 부처의 업무만 유지된다.

앞서 미국 상·하원은 21일 오후 연방정부 폐쇄를 막기 위한 긴급 지출법안에 합의하지 못하고 산회했다. 의회는 22일 정오 다시 개회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국경장벽 건설 비용 57억 달러(약 6조4000억원)가 포함된 지출법안은 지난 20일 하원을 통과했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상원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60표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공화당 의석은 51석이다. 백악관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등을 의회에 보내 막판 절충을 시도했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연말 휴가를 위해 플로리다로 출발할 예정이었지만 셧다운을 앞두고 일정을 연기했다. 이날 트위터에 “우리는 셧다운으로 갈 것”이라고 예고한 뒤 “(셧다운을 막기 위해서는) 민주당이 (법안 찬성) 표를 줘야 한다. 셧다운이 오래 가지 않길 바란다”고 적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