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서울 아파트 매매, 아파트 가격·거래량·전세가 모두 떨어졌다

입력 2018-12-21 18:00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얼어붙었다. 거래신고량은 12월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이후 역대 최저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매매가는 6주 연속 하락을 기록했고, 서울 25개구 전지역에서 전셋값이 떨어졌다. 서울의 모든 자치구에서 전세가가 하락한 일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신고일 기준(거래일로부터 60일 이내) 서울 아파트 거래신고량은 지난 1~20일 1733건이었다. 하루 평균 신고량은 86.7건으로 지난달 119.4건보다 27.4% 줄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신고량은 3582건이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량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진 2008년 12월 이후 동월 대비 최저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10일 일평균 신고량(102.2건)보다 11~20일 신고량(71.1건)이 무려 30% 떨어졌다. 21~31일 신고량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감정원 매매거래동향 지수는 지난 17일 기준 33.1로 올 들어 가장 낮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이 이렇게 얼어붙은 것은 9·13 대책으로 가수요가 억제된 점, 끝 모르고 치솟던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 때문으로 해석된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11월 둘째 주 이후 6주 연속 하락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 서울의 경우 전주 대비 0.08% 떨어졌다. 하락폭은 전주(0.05%)보다 0.03%포인트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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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을 맞아 겨울철 학군 수요가 있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양천구, 노원구도 매매가 크게 줄었다. 강남은 지난 1~10일엔 하루 평균 5.7건 거래가 신고 됐으나 11~20일에는 2.7건으로 줄었다. 서초구는 4건에서 2건, 송파구는 8.4건에서 4.1건, 양천구는 4건에서 3.3건, 노원구는 10.8건에서 9건으로 감소했다.

종로구와 중구는 11~20일 아파트 거래 신고량이 각각 0.7건, 1건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용산구는 1.8건에서 2건으로, 은평구는 3.1건에서 3.5건으로 약간 늘었다.

아파트 가격 하락 분위기는 전셋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서울의 12월 셋째 주 전셋값 변동률은 -0.06%에서 -0.11%로 0.05%포인트 커졌다. 서울의 전셋값 하락이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확인됐다. 미니 신도시 규모의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 시티’ 입주를 앞두고 있는 점도 전세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신규 입주 물량이 늘고, 전세 매물이 적체되는 등 공급이 증가하면서 서울 전역에서 하락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겨울방학 이사철이 시작되는 1월에 적체됐던 매물이 소화되지 않는다면 약세 기조가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