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허리’인 40대 가구의 소득 급감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퇴가 임박한 50대 이상 경제활동자 가운데 2명 중 1명은 은퇴 대비를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에서 자영업자로 변신한 창업자들은 직장에 다닐 때보다 수입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21일 이같은 내용의 ‘2019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 10월 11일부터 11월 8일까지 전국의 만20~64세 경제생활자(근로소득 또는 사업소득이 있는 고객) 1만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조사를 한 것이다.
조사 결과, 기혼가구의 57%는 소득이 급속하게 감소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급감을 경험한 평균 연령은 40.2세였다. 40대의 소득 급감 이유는 퇴직·실직(38%)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침체로 인한 임금 삭감 및 매출 감소(29%), 사업 실패(13%), 이직(12%) 등의 순이었다.
40대의 소득 급감 금액은 월 평균 256만원이었다. 본인 및 배우자 실직으로 인한 경우가 284만원으로 최다였다. 소득 급감을 경험한 40대 가구의 55%는 소득 급감을 사전에 대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경제활동자 가운데 3년 내 은퇴를 예상하고 있는 비율은 13%였다. 이들 가운데 2명 중 1명꼴(51%)로 은퇴 이후를 위한 특별한 대비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창업이 23%, 연금 등 금융상품 가입이 15%, 귀농이 11% 등이었다.
직장생활 경험이 있는 자영업자의 벌이는 어떨까. 5년내 창업한 이들의 현재 사업소득은 월 평균 301만원이었다. 직장생활 당시 받았던 월급(320만원)보다 19만원 적은 수준이었다. 직장인 출신 자영업자의 67%는 평균 5930만원의 대출을 안고 있고, 매월 80만원을 상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2030’세대의 경우, 대출 보유율은 44%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3%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대출 잔액은 평균 3391만원으로 전년(2959만원)보다 14%(432만원) 늘었다. 부채 상환까지 걸리는 기간은 4년에서 4.9년으로 늘면서 대출 부담은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경제활동자 중 10명 중 4명 꼴(42%)로 개인의 삶보다 일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 개인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는 답변은 34%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주요 과제임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