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을 끝낸 고교 3학년생 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강원도 강릉의 모 펜션 주인 A씨가 “그날 더 일찍 점검에 나섰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 전날 저녁에 고기 파티를 하면서 ‘내일은 회를 먹으러 갈 예정’이라고 말하던 아이들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만약 그날 아침에 몇 시간 만이라도 좀 더 일찍 점검에 나섰더라면 아이들이 괜찮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수없이 많이 한다”고 21일 노컷뉴스에 밝혔다.
이어 “펜션을 운영하는 만큼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치료 중인 학생 7명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18일 오후 1시15분쯤 A씨가 운영하는 펜션에 단체 투숙하던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이 객실 내 곳곳에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이들은 급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3명이 끝내 숨졌다. 나머지 7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중 한 명은 이르면 21일 오후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
A씨에 따르면 사고 현장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함께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 부친 B씨였다. B씨는 1층의 빈 방에서 발생한 누수 관련 점검 차 학생들이 묵고 있던 2층 객실로 가 문을 두드렸고, 학생들의 응답이 없는 것에 이상함을 느껴 강제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경찰은 이번 참변이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고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장 감식 결과 해당 객실 베란다쪽에 있던 보일러실에서 1.5m 높이의 보일러 배관과 배기구를 연결하는 연통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사고 당시 119대원이 객실 내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정상 수치(20ppm)의 8배에 가까운 155ppm이 나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