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푸 린스 클렌징 오일 등에 ‘분해되지 않는’ 성분 다수 검출

입력 2018-12-21 11:10

샴푸, 린스, 클렌징 오일 등 국내 세정용 화장품에 쉽게 분해되지 않는 ‘사이클로실록세인(Cyclosiloxane)’ 성분이 다수 검출됐다. 시중에 판매 되는 572개 화장품 중 사이클로실록세인이 들어간 제품은 73개(12.8%)였다. 환경·생태계 오염을 막기 위해 사용 제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 등 두발용 화장품 9개 제품과 클렌징, 메이크업 리무버 등 세안용 화장품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안전실태를 조사한 결과 20개 중 17개 제품이 사이클로실록세인 유럽연합(EU)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21일 밝혔다.

또 시중에 판매 중인 572개 화장품의 전성분 표시를 확인한 결과 73개(12.8%) 제품에 사이클로실록세인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두발용 제품 중 린스(36.3%)와 트리트먼트(36.4%), 세안용 중 메이크업리무버(70.4%) 제품에는 사이클로실록세인 사용 빈도가 높았다.

사이클로실록세인은 실리콘 오일의 일종으로 쉽게 분해되지 않아 환경에 잔류하거나 생물체 내에 높은 농도로 축적되는 성분이다. 화장품에는 정전기방지제·연화제·보습제·용제·점도조절제·모발컨디셔닝제 등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EU는 2020년부터 사이클로실록세인 중 ‘사이클로테트라실록세인(D4)’과 ‘사이클로펜타실록세인(D5)’ 함량을 중량대비 0.1% 미만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소비자원이 사이클로실록세인을 사용한 것으로 표시된 세정용 화장품 20개를 선정해 함량 시험을 실시한 결과, 19개 제품에서 ‘D4’와 ‘D5’가 검출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 가운데 17개 제품은 ‘D5’가 0.1% 이상 검출돼 사용제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4’는 두발용(불검출~0.03%)과 세안용(불검출~0.07%) 화장품 간에 함량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D5’는 두발용(불검출~1.09%)보다 세안용(0.52~44.7%) 화장품에서 많이 검출됐다. 특히 메이크업리무버(9.86~44.7%) 제품에서는 최소 함량이 9.86%에 이르는 등 심각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업체에 사이클로실록세인 사용 저감화를 권고했다. 업체들도 이를 받아들여 동참할 예정”이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화장품에 D4와 D5 사용제한 방안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원은 D4와 D5가 들어간 제품명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