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공식 유튜브 채널 ‘TV 홍카콜라’가 시작 17일 만에 구독자 수 7만 명을 눈앞에 뒀다. 20일 오후 2시 현재 구독자 수는 6만6700명으로, 유튜브에서 꾸준히 활동했던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의 구독자 수 5만9600여명을 넘어섰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11월 체코 방문 의혹을 제기하면서 본격적으로 유튜브 정치를 시작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성사를 위해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거란 의혹을 제기한 이 영상은 10만8000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홍 전 대표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TV홍카콜라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한다는 원칙을 정계 은퇴하는 날까지 이어 가겠다”고 밝히며 “변화하는 1인 미디어 시대에 맞춰 기울어진 언론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트위터로 언론을 상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조승현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이 “보수의 자멸을 보여주는 듯한 홍 전 대표, 실소와 탄식을 동시에 자아내는 그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앞에 분노조차 아깝다”고 논평했다.
다른 정치인들의 유튜브 활동도 활발하다. 진보 진영보다는 보수 진영 인사들의 유튜브 활용도가 높다.
정치인 가운데 가장 많은 유튜브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건 김문수 자유한국당 사회주의 개헌·정책 저지 투쟁본부 공동위원장으로 13만9300명이 넘는다. 그다음이 홍 전 대표, 이 의원 순이다. 전희경 한국당 의원도 4만3800여명의 구독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4만5200여명, 손혜원 민주당 의원은 2만9000여명,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7900여명의 구독자 수를 확보하고 있다.
보수 정치인들이 유튜브를 홍보 수단으로 선택하는 이유로 자신이 속한 정당이나 기존 매체가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언주 의원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당이 민심을 담아 정치에 반영하는 역할이 많이 약해졌다”면서 “유권자들도 이제 정당이 아닌 정치인 별로 평가하고 소통하는 시대가 됐다고 생각해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확대되는 유튜브의 영향력도 한몫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 조사 결과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유튜브 이용시간은 11월 기준으로 317억 분으로 카카오톡(197억 분), 네이버(126억 분) 등을 가볍게 눌렀다. 페이스북(39억 분)과는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한동섭 한양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유튜브가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통로가 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정치인 입장에서도 언론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내게 되면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내용으로 전달이 안 될 수 있기 때문에 유튜브 같은 개인 미디어 활용이 훨씬 편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한적인 공개성을 띠는 페이스북에 비해 대중에 노출되는 정도가 더 높은 유튜브를 선호하는 건 당연한 추세라고 본다”고 했다.
한 교수는 일방적인 주장만 담길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특정 성향의 입장이 나오더라도, 여러 매체의 검증과정을 거치면 결국 사실관계가 드러나게 된다”면서 “유튜브 역시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보혁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