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투비 민혁 父 빚투 “1억 빌린 후 10년 동안 6천 갚고 잠적”

입력 2018-12-20 14:10 수정 2018-12-20 21:49


아이돌 그룹 ‘비투비’ 멤버 민혁의 부친에게 돈을 빌려줬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받지 못했다는 피해자가 나타났다.

채권자 임모씨는 2008년 8월 29일 “이사할 집 계약금을 내야 하니 돈을 빌려달라”는 민혁의 아버지 이모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1억원을 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후 5000만원은 곧 상환했으나 남은 돈은 차후 갚기로 했다.

임씨는 당시 형편이 좋지 않아 집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아 1억원을 빌려준 것이라고 털어놨다. 임씨는 “살던 집이 팔리면 돈을 갚겠다는 이씨의 말만 믿고 돈을 빌려줬다”며 “당시 나도 경제사정이 좋지 않아 집을 담보로 잡고 은행 대출을 받아 돈을 준 것”이라고 했다.


이씨는 지불각서를 썼지만 임씨는 지금까지 돈을 받지 못했다. 임씨는 그가 자신의 연락을 고의로 피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씨가 작성한 지불각서에는 ‘(1억원 중 상환하지 않은) 5000만원을 2010년 3월 31일까지 지불하겠다’고 돼 있다. 하지만 임씨가 공개한 문자메시지를 살펴보면 이씨는 2016년 10월까지 임씨의 문자메시지에 전혀 답을 하지 않았다.

임씨에 따르면 9년 만인 지난해 이씨와 다시 연락이 됐다. 하지만 그는 빚 5000만원 중 1000만원을 상환한 뒤 또 다시 연락을 끊었다. 임씨는 “2016년까지는 날 피하더니 지난해부터는 띄엄띄엄 백만원씩 줬다”며 “하지만 지금은 또 다시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지난 9월을 마지막으로 연락을 해도 답이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씨는 “우리는 지금도 은행대출이자를 갚고 있다”며 “이자만이라도 달라고 애원을 해봤지만 연락을 받지 않는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민혁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지인이 부탁해 보증개념으로 지불각서를 쓴 것”이라며 “빌린 돈은 민혁의 아버지가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다시 차근차근 상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임씨는 “이씨가 보증을 선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한 사람은 분명히 이씨이고 차용증, 지불각서, 현재까지 상환된 돈 모두 이씨 명의”라고 밝혔다. 이어 “이씨가 빌린 돈은 자신이 쓰지 않았으니 사용한 사람(이씨의 지인)에게 받으라고 하더라”라며 “돈을 빌려준 입장인 내가 누가 그 돈을 썼는지 알아보고 직접 받으러 다녀야하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 측은 “상황을 다시 파악한 후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최근 연예계에는 스타를 겨냥해 “나도 빌려준 돈을 받지 못했다”는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현행법상 자식은 부모의 빚을 대리 변제할 의무는 없다. 친족에게 범죄 연대책임을 묻는 연좌제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단지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가족의 잘못을 다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피해자의 고통을 헤아리고 사회적 경종을 울릴 수 있는 사건임은 분명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